유럽발 글로벌 리스크의 위세가 한풀 꺾이면서 증시도 급락세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설 경우에 대비해 매수 종목 추천을 재개했다. 주로 최근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 실적개선과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갖춘 종목, 장기적으로 소외된 중형주, 금융과 소재업종 등이 추천 종목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들다는 이유로 통신주나 가치주 등 보수적인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추가 하락 우려는 상당히 줄어=코스피지수는 10일 전일에 비해 0.37포인트(0.02%) 하락한 1,570.1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전일의 반등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으나 최근의 급락 쇼크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다. 전일 미국 증시가 급등한 데 이어 이날 유로존의 국가들이 그리스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다소 진정된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11일로 예정된 옵션 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배하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도 선·현물 간 동시 순매도를 보이는 등 나흘 연속 '팔자'에 나섰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가적인 급락에 대한 우려는 일단 줄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11일로 예정된 주요 이벤트를 확인하고 가자는 분위기 때문에 관망세가 지배적이었다"며 "증시가 완전히 반등세로 돌아서려면 먼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등에 대비해 매수 종목 추천=증시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증권사들의 종목 추천이 재개되고 있다. SK증권은 낙폭과대주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일방적인 주가하락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CJ제일제당·대림산업·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삼성전자·제이브이엠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현대증권은 향후 반등이 이뤄질 때 실적개선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갖춘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등 운송 관련 종목과 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 기아차와 평화정공 등 자동차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교보증권은 장기적으로 소외된 종목 가운데 특히 계절적으로 2·4분기에 강세를 보이는 종목을 추천했다. 현대해상·제일기획·녹십자·아시아나항공·세아베스틸·동부제철·카프로·대덕전자 등이 꼽혔다. 우리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금융과 소재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리" 주장도=상당수 외국계 증권사들은 당분간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권유했다. BNP파리바증권은 이날 "최근 약화된 투자심리는 설 연휴가 지날 때까지 지속되고 기술적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최근 상장된 소형주나 방어적 가치주, 통신주나 필수소비재가 단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증권도 이날 한국 증시 보고서에서 "경기 모멘텀 둔화로 완만한 수준의 조정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과 통신 등 가치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