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펀더멘털 '랠리 킬러'?

[동십자각] 펀더멘털 '랠리 킬러'? 한기석 hanks@sed.co.kr 증시에서 8월은 ‘랠리 킬러(Rally Killer)’로 불린다. 한창 더운 여름에 ‘서머 랠리’가 이어지다가 8월이 되면 갑자기 꺾이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미국 월가에서 만들어진 말이지만 우리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해만 봐도 줄기차게 오르던 증시가 잠시나마 삐걱거린 시기가 8월이었다. 정확히 8월 한달 동안 28포인트가 떨어졌다. 그런 과거의 경험과는 달리 8월 첫째주에 우리 증시는 1,300포인트를 회복했다. 근 한달 동안 모두 6차례에 걸쳐 돌파 시도에 나섰다가 모두 막판 뒷심 부족으로 물러나더니 마침내 7번 도전 만에 성공한 것이다. 1,300선 돌파가 안착으로 연결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나뉜다. 흐름을 결정지을 잣대는 8일(현지시간)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놓을 금리 전망이다. 증시라는 함수는 금리를 비롯해 유가ㆍ환율 등 수많은 변수들을 뭉뚱그려 지수라는 답을 내놓는다. 올해 이 함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 관련 코멘트, 즉 인플레였다. 그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 올랐고 반대이면 내렸다. 최근 증시는 인플레 우려감이 약해지면서 오랜 조정을 끝내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후에도 그럴까. 그동안 우리 증시에서 가려져 있던 경기, 즉 펀더멘털이라는 변수가 요즘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을 보면 느낌이 좋지 않다. 성장률ㆍ수출증가세 둔화, 경기선행지수 하락, 경상수지 적자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수치들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라는 변수에 너무 빠져 있었던 걸까. 아니면 우여곡절 끝에 다시 1,300포인트 고지를 밟아 한껏 고조된 추가 상승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용기가 나지 않은 걸까. 요즘 여의도 증권가에는 의외로 펀더멘털 변수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얘기가 없다. 8월에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다. 물론 과거만 보고 미래를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가능성을 분석해 대비할 수 있는 근거자료는 된다. 증시가 경기흐름을 거슬러 독자적으로 움직인 적은 이제껏 한번도 없었다. 펀더멘털이 인플레에 이은 새로운 랠리 킬러로 부상해 별명을 새삼 확인하는 8월이 될지, 아니면 그동안의 8월은 과거의 8월이었을 뿐 1,300선 안착에 성공하며 랠리 재개의 8월로 기억될지 궁금하다. 입력시간 : 2006/08/06 16:38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