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통한 범죄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적립식펀드를 판매하는 자산운윤용사와 은행들은 펀드환매 금융사기 가능성이 우려됨에 따라 고객들을 대상으로 “펀드는 전화로 환매를 해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금융기관들은 “최근 일부 범죄자들이 펀드환매에 도움을 주겠다며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와 계좌를 묻는 경우가 있는데 금융기관에서 전화로 비밀번호를 묻는 경우는 없다”면서 사기에 걸려지지 않도록 주의를 부탁했다. 펀드의 경우 환매시간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복잡한 환매과정에 각종 수수료 등 내용이 어려워 고객들이 쉽게 속아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노린 전화사기도 적지않다. 회사원 최모씨는 최근 회식을 마친 후 귀가하다가 신용카드를 분실했다.
최씨는 카드사 직원을 가장한 여성이 “분실카드를 재발급할 경우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비밀번호를 불러주면 바로 재발급 처리해 2~3일 내 처리해주겠다”는 말에 성급하게 알려주고 말았다. 그에게 남겨진 것은 도난카드를 이용해 출금된 현금서비스 금액 200만원. 자의든 타의든 비밀번호를 불러줬기 때문에 한푼의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이른바 지능화된 휴대전화 이용 사기극에 놀아난 셈이 됐다. 060 발신번호 전화는 차라리 공포에 가깝다. 대학생 윤씨는 “걸려온 060 전화를 무심코 받았다가 해외에서 국내업자들이 만든 유료서비스에 걸려 1시간 만에 100만원에 가까운 통신료를 물어야 했다”면서 “060이라는 숫자만 봐도 경기가 날 정도”라고 말했다.
사기까지는 아니지만 휴대폰을 이용한 직장인 괴롭히기 역시 매우 심각하다. 30대 중반 직장인 임모씨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기획부동산업체들이 땅을 사라고 종용하는 전화를 받는데 진땀을 흘린다.
매일 오후만 되면 중년여성 부동산업자들이 거머리처럼 충남지역 땅을 매입하라는 권유에 “땅을 살 능력이 없으니 제발 전화를 걸지 말아달라고 했더니 능력도 없는 것이 하며 비아냥거리면서 끊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