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폰 요금 할인경쟁 지양 통화품질 개선 노력을”

◎98년 시장개방 앞두고 「적전분열」 양상/업계 “기술 사장·소비자외면 자초” 우려이동통신의 가격파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신세기통신이 한달간 한시적이긴 하지만 1백만원대의 휴대폰을 36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에 들어간데 이어 5일 한국이동통신도 LG정보통신(LDP­200·소비자가 88만원)과 삼성전자(SCH­100·소비자가 99만원)의 모델을 이달말까지 28만원에서 38만원에 판매키로 했다. 한국이통은 이에앞서 지난 4일 기존 요금에 비해 23.8% 인하한 「프리미엄요금」을 비롯한 「이코노미요금」, 「비즈니스요금」 등 다양한 선택요금제를 실시, 서비스 요금을 낮춘바 있다. 이같이 업체들이 파격적인 가격인하에 나서자 관련업체들은 이같은 가격경쟁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휴대폰으로 한번 통화를 하기위해서는 3∼4차례 시도를 해야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 국내 이동통신의 품질이 낮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통화중에 쉽게 끊어지거나 잡음이 많다는 것도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눈앞의 시장점유율 향상만을 위해 소모전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지금은 업체모두가 통화품질의 향상에 힘을 모아야 할때라는 것이다. 더구나 98년이면 통신시장이 개방돼 외국업체들이 밀려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품질이 낮은 상태로 시장점유율만으로 이들과 경쟁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밀어내기식으로 판매에 나섰다가 품질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소지마저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의 가격인하 싸움은 장비업체들의 개발의욕을 꺾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값싼 제품을 생산해 쉽게 판매하는데만 주력하고 보다 고급 기술이 필요한 비싼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는데 게을리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앞으로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부호분할 다중접속) 기술이야말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국내의 몇안되는 앞선 기술이라는 점에 비춰볼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국내의 이동통신요금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소비자입장에서 볼때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의 가격인하는 필요하며 바람직한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디지털 휴대폰과 같은 시장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가격싸움부터 시작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지적이다. 이동전화의 가격은 앞으로 PCS(Personal Communication System·개인휴대통신) 등 신규통신 서비스가 개시되면 낮추지 말래도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부도 물가인하효과 등의 이유로 방관하지 말고 국내통신시장의 경쟁력 강화라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체들의 무리한 가격인하 싸움을 어떤 형태로든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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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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