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절정 고수의 승부감각

제10보(166~205)

장쉬가 자기의 선수권리인 줄 뻔히 알면서도 티끌만한 뒷맛을 고려하여 보류했던 그 자리는 결국 최철한의 차지가 되었다. 백78로 밀고들어간 이 수순. “장쉬의 내공이 정말 깊어졌어요. 이 정도면 이창호나 이세돌과 거의 동급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윤현석 9단) 흑81로 군말없이 보강하는 장쉬. 이렇게 되자 중앙이 아주 튼튼해 보인다. 백82는 마지막 큰 끝내기. 이곳을 게을리하면 참고도1의 흑1, 3으로 흑집이 성큼 불어나게 된다. 게다가 백82는 엄청난 노림을 품고 있다. 나중에 백이 98과 100으로 굉장히 큰 끝내기를 하게 되는 발판이 바로 백82였던 것이다. 백92로 먼저 젖혀놓고 계속해서 94, 96으로 몰아붙인 수순은 최철한의 정확한 수읽기를 보여준다. 이곳을 참고도2의 백1, 3으로 처리하는 것은 매우 미련한 착상이다. 흑은 거의 손실을 입지 않게 되며 장차 A로 연결하는 즐거운 뒷맛까지 갖게 된다. “어쨌거나 백이 98과 100으로 아주 큰 끝내기를 하게 된 것은 흑편에서는 큰 출혈인데 실전보 흑83으로 아예 좌변을 한 수 보강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가와쿠마 리포터) “그렇지 않아요. 부분적으로는 당했지만 흑101을 두게 돼서는 도리어 승리가 확실하게 되었으니까요.”(장쉬) 당해 주고 확실히 이긴다. 절정 고수의 승부 감각이었다. 205수 이하줄임 흑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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