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수원 감독 “명왕성 청불 등급은 사형선고나 다름 없어” 호소


영화 ‘명왕성’은 제목에서 이미 주제 의식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질량 등이 태양계 행성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오직 태양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영화 ‘명왕성’은 우리 교육에서 태양이자아이들을 평가하는 거의 유일한 잣대가 ‘성적’이며 이런 교육의 현실로는 아이들이 미래도 밝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0일 롯데시네마 애비뉴얼관에서는 ‘명왕성’의 언론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수원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다윗, 김꽃비, 성준, 신주아가 참석했다.

먼저 ‘명왕성’은 청소년 영화임에도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 불가(이하 청불)’등급 결정을 받아 논란이 됐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한 영화제 초청돼 상영을 할 때 700명의 관객 중 500명이 청소년들이었다”며 “영등위의 등급 결정에 합리적 기준이 제시되어야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모방범죄의 위험성으로 인해 청불 등급이 난 것 같은데‘인 어 베러 월드’는 어린 아이가 직접 폭탄을 제조까지 해서 터트리는 것까지 아주 자세하게 묘사됐지만 12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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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영화의 주연 이다윗도 “이 영화를 찍을 때 진짜 고3이었고, 저도 수능을 봤고 제가 19살 때 청소년 관람 불가 찍었고 봤던 것도 19세였습니다”라며 신 감독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명왕성’은 베를린 영화제 특별 언급 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이미 호평을 받았다. 신 감독은 국내면 몰라도 한국과 교육환경이 다른 유럽 등에서 호평을 받은 것이 스스로도 의아했다고 한다. 그는 실제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명왕성’을 초청한 심사위원장에게 왜 초청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경쟁은 존재하고 강도는 다르지만 우리 사회에도 이런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또 그는 영화제에서 만난 홍콩 감독에게서는 이 영화를 보고서 무서웠고, 실제로 중국에서 학업 성적 때문에 동급 학생 살인 사건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한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상상력에서 출발한 것이었는데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스스로도 놀랐다고 전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명왕성’의 의외의 등급결정과 개봉에 대해 한 목소리로 걱정을 했다.

신 감독은 “우리는 사실 재심의도 받고 싶었는데 (편집할)시간이 없고 개봉이 11일이고 그래서 개봉 자체를 못할 수도 있어서 극장 잡기가 쉽지 않고 개봉시기를 놓치면 안된다”며 “개봉을 1년이나 기다려왔고, 청불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고, 관객들이 오는 길목 자체가 막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소녀 해커 수진 역의 김꽃비는 “작년 부산 영화제 이후 처음 봤는데, 편집으로 바뀐 개봉판이 더 재밌어진 것 같다”며 “저 역시 영화를 다시 보지만 역시 재미있고, 여러분도 재미있게 보셨을 것 같고 그래서 홍보만 잘 되면 (흥행) 자신이 있다고”고 전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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