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다시 뛰는 식품기업들] (하) 글로벌 식품기업을 향하여

고급 브랜드 개발·해외 적극 진출… 세계인의 입맛 잡는다<br>파리바게트·초코파이 등 수출 쑥쑥<br>동남아·中 이어 중앙아·러·미주 등서 현지 지주사 설립·M&A도 잇달아<br>해외매출 50%넘는 기업 탄생 눈앞


'beyond korea' 전형적 내수산업으로 꼽히는 식음료 업계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장기화된 내수침체와 웰빙 열풍으로 국내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단순히 해외에서 상품을 판매한다는 수준을 벗어나 현지에 공장이나 회사를 설립하는 등 과거보다 더욱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선언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만큼 국내 식음료 업체들의 상품수출 성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의 맛이 세계에 통하다= 세계 곳곳에서 국내 식음료 제품에 대한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월 중국베이커리협회가 꼽은 '중국 10대 브랜드'에 선정됐다. 중국 내 15만개에 이르는 제과 매장 중 단 10개 매장에만 주어지는 '오성급 점포'에도 파리바게뜨 상하이 구베이점과 베이징 동방신천지점이 뽑혔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총 42개의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하며 14개의 매장이 있는 미국에서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 청정원의 순창고추장은 지난해 세계 50여개국에 총 3,000톤, 총 8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상은 올해 두 배의 성장을 달성할 계획이다. 빙그레의 더위사냥ㆍ꽃게랑 등은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 매년 30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메로나의 해외 선전이 눈에 띈다. 메로나는 해외시장에서만 2008년 35억원, 2009년 5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약 1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등 매년 40~ 50%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아이엠마더'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분유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지 소아과의사협회로부터 분유 품질인증을 받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만에도 500억원 규모의 분유를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수출하기로 하고 지난달 분유 20여만통을 1차분으로 내보냈다. 남양유업은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삼아 러시아 및 동유럽 지역으로 수출지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M&A 등 공격적 진출 효과=이처럼 국내 제품들이 해외에서 선전을 거듭할 수 있는 것은 식음료 업체들이 해외 지주회사를 세우고 고급 브랜드 개발에 주력한 덕분이다. 또한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해외 현지 유수기업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은 것도 주효했다. 롯데제과는 9월 러시아에 첨단 초코파이 공장을 준공했다. 롯데제과 러시아 초코파이 공장은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120㎞ 떨어진 칼루가주에 있으며 연면적 2만6,991㎡ 규모로 연간 300억원 상당의 초코파이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제과는 빼빼로ㆍ칸쵸ㆍ자일리톨껌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해 약 12조원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제과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중국 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에 4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외에도 러시아 2곳, 베트남 2곳 등 총 8개의 글로벌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동부유럽과 향후 전유럽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으며 베트남 생산기지 역시 베트남을 포함한 주변국으로 확장하는 데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은 지난해 10월 풀무원USA를 통해 연매출 9,000만 달러의 미국 현지 식품기업인 몬터레이 고메이푸드를 인수했다. 나스닥 상장기업인 몬터레이는 미국 서부 지역에 2개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스트코ㆍ샘스클럽 등 미국 내 대형 회원제 매장 및 대형 소매점에 입점해 있다. 몬터레이의 인수로 풀무원은 미국 사업에서만 미화 1억3,000만달러(1,500억원)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 이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콩 가공제품 외에 냉장 파스타, 치즈, 소스 등 냉장제품으로까지 영역 확대 및 유통 채널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원F&B는 2008년 미국 LA에 DW GLOBAL이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동부사무소를 추가로 개설했다. 2009년부터는 T2U(Tea to You) 라는 수출전용 녹차를 개발해 제품을 입점하기 까다로운 미국 유기농전문 슈퍼마켓인 홀푸즈마켓 등 현지매장 173개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다. 동원F&B는 해외 현지기업들과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농심은 중국ㆍ미국ㆍ베트남ㆍ러시아에 글로벌 4개 권역별(동북아시아ㆍ미주ㆍ동남아시아ㆍ유럽) 생산·판매 체계를 구축했다. 농심은 향후 이를 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 도약= 국내 식음료 업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13년 목표 매출 10조원 중 5조원을 해외에서 달성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은 36%(2조 2,000억원)로 3년 내에 14%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기업 도약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면 해외시장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농심은 창조경영을 기반으로 2015년 매출목표 4조원 중 1조원을 해외사업으로 창출한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박준 농심 국제사업총괄 사장은 "미주 및 중국시장을 주 타깃으로 경쟁력 있는 농심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출시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현재 전세계 70여개 국가에 라면ㆍ스낵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대비 2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역시 2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에서는 전년 대비 약 23%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