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KTF까지 확대된 이동전화 번호이동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텔레콤이 영업정지에 묶이면서 SK텔레콤의 공세와 KTF의 방어로 달아올랐던 7월 상반기 번호이동시장의 판세가 지난 1월에 비해 현저하게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불법행위에 대한 정보통신부와 통신위원회의 강력한 제재 의지가 이통 3사의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풍에서 미풍으로 = 7월1일부터 15일까지 KTF에서 SK텔레콤으로 옮긴 고객은 17만1,69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번호이동이 첫 도입된 이후 같은 기간동안 번호이동고객 18만4,200명보다 6.8%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지난 1월에 비해 번호이동이 급격하게 둔화된 것은 불법 단말기 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한 정통부와 통신위원회의 강력한 제재 의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텔레콤측은 이달 들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휴대폰을 제공한 29개 대리점의 전산망을 차단하고 31개 대리점에 경고조치를 내리는 등 일선 대리점 차원의 과당경쟁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석상에서 “가입자를 10만-20만명 늘리려다 (통신위원회의) 추가제재를 받게 되면 책임을 묻겠다”고 단호하게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통신위원회를 앞두고 자칫 무리한 마케팅으로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집안 단속에 나선 이유다.
◇LG 가세로 다시 달아오르는 시장= 하지만 이 같은 시장의 진정세는 21일을 기점으로 다시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한달간 영업정지에 묶여 있던 LG텔레콤이 오는 21일부터 KTF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번호이동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영업정지 해제와 동시에 방어적 입장의 KTF가 영업정지에 묶이는 것도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는 연초 SK텔레콤과 맞서 유지해오던 KTF와 LG텔레콤간 공조체제가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것이어서 향후 시장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LG텔레콤은 최우선 영업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600만가입자 확보’가 연내 이뤄지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초 번호이동이 SK텔레콤의 ‘브랜드’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면 21일 이후부터는 LG텔레콤의 ‘저렴한 요금’이 번호이동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