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정불안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에서의 판매확대와 전후 복구사업 수주 등을 노려왔던 자동차ㆍ전자ㆍ건설 분야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치안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데다 한국인들이 이 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억류됐다가 풀려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이 지역에 적극적인 진출 확대를 꾀하던 국내 기업들이 우려 속에 대응책 마련에나서고 있다.
지난 2일 국내 전자업계 최초로 이라크 바그다드에 지사를 설립, 남태운 지사장을 현지로 발령했던 LG전자는 지난주 미군 병사 사체훼손 사건으로4일로 예정됐던 ‘이라크 재건 박람회’가 취소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현재는 남 지사장을 인접국인 요르단의 암만으로 철수시킨 상태다.
또 요르단 암만 주재원들의 출장을 통해 이라크 현지에서 영업을 하는 삼성전자도 암만 주재원들에게 당분간 이라크로의 출장을 자제하도록 방침을 전달했다.
이라크 재건공사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건설업계도 현지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파견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악화돼 현 지 공사진행이나 향후 수주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현재 5명의 직원이 이라크 바그다드 내 한 호텔 에 마련된 사무소에 머물고 있으며 아직 이들을 귀국시키지는 않고 있다” 며 “현지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이미 마련된 상황별 대응방안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LG건설ㆍ대림산업 등 다른 중동 진출 건설업체들도 이라크 인근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위험한 행동이나 언행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중동 지역 현장에 보냈으며 수시로 인원파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자동차업계 최초로 바그다드에 전시판매장을 개장한 현대차는 이라크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치안불안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 섰다.
최근 중동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무역업계에도 비상이 걸려 삼성물산은 직원들에게 이라크 출장 자제 권고를 내렸으며 대우인터내셔널은 바그다드 지사장인 김갑수 이사와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동 지역이 동유럽ㆍ인도 등과 함께 신흥시장으로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라크 사태가 악화돼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현지 주재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이라크 내 상황 이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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