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엔 캐리 청산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증시 관련 콘퍼런스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현재는 활발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역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와 유로화에 대해 급등, 그린스펀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그는 또 “일본 국민들은 극도로 낮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엔 캐리 트레이드 이면에는 일본인의 ‘애국주의’가 자리를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인들의 일본 국채 매입이 채권수익률(금리)을 떨어뜨려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금리 격차를 벌려놓은 바람에 엔 캐리 투자자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경기전망에 대해 “미국 주택시장은 재고로 인한 침체를 겪고 있다”며 “그러나 주택판매 부문은 이미 바닥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경기침체’ 발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과 관련, “나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그러나 최근 몇 개월간 그런 발언을 여러 차례 했는데도 아무도 이를 주목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그의 발언이 벤 버냉키 현 FRB 의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FRB의 업무와 관련된 코멘트는 가급적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나는 (공인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말할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