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반도 평화협정의 서명주체를 남북한과 미국ㆍ중국 등 4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밝혔다.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연구소(AEI) 오찬 연설에서 장차 체결될 한반도 평화협정의 서명주체에 대해 “가장 중요한 두 당사자는 남북한이지만 미국과 중국도 한국전쟁에 개입했다”면서 “우리는 4개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핵 6자 회담을 영구적인 지역안보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이어 “다자간 안보체제가 어떤 형태로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한 가지 아이디어는 6자 회담, 특히 동북아 평화안보 실무그룹을 영구적인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시작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교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언젠가 평화적인 해법에 이르게 되면 아시아 안보에 관한 광범위한 다자체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6자 회담의 성과와 관련, 그는 “6자 회담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많은 난관이 있다”면서 “미국은 서두르되 신중하게 회담에 임할 것이고 북한체제에 대한 기대를 가지지 않은 채 단지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격언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해 그는 “중국이 경제성장률보다 가파르게 군사비용 지출을 늘리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려는지 계획과 의도에 관해 더 많은 투명성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