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제일모직'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글로벌 에너지·소재 기업으로의 비상에 나선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SDI 통합법인이 1일 공식 출범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병을 발표한 뒤 5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일 합병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기존 주력인 배터리사업에 제일모직의 소재사업을 흡수해 '글로벌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통합법인은 에너지솔루션과 소재 양대 사업 부문으로 구성되며 박상진 사장과 조남성 사장이 각각 사업 부문을 책임지고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통합법인 외형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 9조4,276억원, 자산 15조5,434억원 규모로 커지게 된다.
아울러 양사의 통합에 따라 공통기능과 투자 효율화를 통해 전반적인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이라는 양사의 전문 역량이 한 곳으로 집중돼 원천 경쟁력이 제고되고 자금여력을 활용한 투자 확대로 성장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0년 매출 29조원 이상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 사장은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한계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도 발굴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글로벌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더 큰 가능성을 열게 됐다"며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차세대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1970년 설립돼 흑백 브라운관 사업에서 디지털 디스플레이까지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성장해오다가 2000년 배터리사업에 진출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했다. 제일모직은 1954년 설립돼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래 1980년대 패션사업, 1990년대 케미칼사업, 2000년대 전자재료사업에 차례로 진출하며 혁신을 거듭해왔다. 특히 지난해는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기업 노발레드를 인수하고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넘기는 등 소재사업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