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사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의 무분별한 기업인 호출을 비판하며 친(親)기업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경축사에서 임기 후반기 국정화두로 '공정한 사회' 구현을 제시한 뒤 대ㆍ중소기업 상생과 서민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는 여권의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주요 당직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증인채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매년 무리하게 국감계획을 짜고 특히 증인을 채택하는 데 무리를 범한다"고 지적했다. 국감 때마다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기업 대표를 증인ㆍ참고인으로 부르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국회는 오는 16일 본회의를 열어 올해 국감 증인ㆍ참고인 채택안을 의결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정무위 등은 주요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당 지도부 멤버 중 보기 드물게 기업을 경영해본 그로서는 국회의 기업인 증인채택에 적지 않은 반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꼭 필요하지 않은 데 불러 놓고 하루 종일 질문 없이 붙들어놓는 경우가 많다고 보는 것. 불러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 부르고 보자는 식의 국회 증인ㆍ참고인 채택 관행도 문제로 여긴다. 김 원내대표는 "당사자와 관계 없는 증인을 채택해서 나오지 않아 국회 권위가 무너지고 나오지 않는 분을 국회가 무리하게 고발해 국민이 국회를 불신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불참 증인에 대한 처리도 반드시 원내대표와 상의해 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상임위에 따르면 국회가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지만 해외출장을 이유로 절반 이하가 국회에 오지 않는다. 그나마 당사자 대신 아래 직급이 오는 경우가 대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