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의 주요 화두로 선진국들이 연간 100억 달러를 개도국에 지원하기 위해 항공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움직임이다.
이 경우 수익악화를 피하기 힘든 항공사들이 코펜하겐회담 추이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코펜하겐 회담에서 글로벌 항공세 부과 방안이 공식 협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빈국을 오가는 노선을 제외한 모든 항공요금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국제선 티켓 가격의 4~5%를 징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는 최근 몰디브 등이 해수면 상승에 대한 징세를 국제 항공업계에 요구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개도국 온실가스 삭감을 돕기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사실상 경쟁국 산업을 지원하는 효과가 날 수 있어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상존한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이 이번 회담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100억 달러를 개도국에 지원할 것이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펜하겐 기후협약으로 글로벌 항공업계에 때아닌 '불똥'이 튀는 이유는 사실상 따로 있다. 코펜하겐 회담은 2012년으로 마감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글로벌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틀을 짜는 성격인데,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 당시 항공업계와 해운업계는 '국제적'이라는 산업적 특성 때문에 의무 감축 부담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방출을 2005년 수준의 50%로 줄이겠다는 자구안을 이미 내놓은 상태다. 게다가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방출량에서 항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항공업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하다. 특히 항공 여행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방출량 역시 급증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금 부과안이 통과되면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항공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승객에게 어떻게 비용을 전가하느냐 여부가 관건일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지오바니 비시나니 국제민간항공수송협회(IATA) CEO는 대표는 "세금 징수안이 교역과 관광에 미치는 영향은 말 그대로 악몽"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드기드 카본트러스트 대표는 "투자자들 사이에 기술적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다면 항공산업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