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 시대로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인 제임스 서먼 대장이 오는 2015년 12월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군에 전환하더라도 한미연합사령부를 존속시키되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제안했고 한국군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사로 당연히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는 현 체제가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국민 감정에 호소,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한 자세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 지금도 국민은 전작권이 무엇이고 전작권 환수가 한미연합사 해체와 어떤 관계가 있으며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궁금해할 것이다.


자주성 시비 벗고 북 도발 대응에 유리

우선 작전통제권(authority of operational control)은 다양한 소속의 군대가 함께 작전할 때 원소속 부대의 인사ㆍ행정권은 보장하면서 통합작전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통제를 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육해공군 합동작전, 타국 군대와의 연합작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편의의 문제일 뿐 자주성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한미연합사와 유사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의 경우에도 유사시 미 유럽사령관이 전체 부대를 작전통제하도록 돼 있다.


다음은 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연합사 존속 여부 간의 관계다. 한미연합사는 북한의 침략이 임박할 경우(데프콘-3) 가용한 한미 양국군을 작전통제해 전쟁을 억제하되 전쟁이 일어날 경우 승리한다는 임무를 부여받아 지난 1978년 창설됐다. 1994년 평시(平時) 작전통제권에 이어 전시 작전통제권까지 환수되면 한미연합사는 행사할 권한이나 예하부대가 없어져 존재할 명분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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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먼 대장의 제안은 한미연합사를 존속시키되 전작권 전환의 근본적 동기인 자주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양국 군대로 구성된 연합부대의 지휘관은 양국군이 교대로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 방안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앞으로 한반도 방어를 한국군이 주도하고 한미연합사령관도 맡는다면 한미연합사에 대한 자주성 침해 시비도 차단할 수 있다. 미군 부사령관에게 일정한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외국군에 의한 미군 지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책을 침해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필요 시 양국군이 교대로 한미연합사령관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미연합사 폐지보다 개선이 바람직

한미연합사 해체를 우려하는 측에서는 점증하는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에 대한 효과적 대응에 차질이 생길 것을 염려한다. 북한이 대규모 도발을 감행하거나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우리 도시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미연합사 체제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군의 대응력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미연합사를 해체해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 수행 능력을 고양함으로써 조기에 대미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현재 직면한 안보 상황과 각 방안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비교해 최선의 방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다만 국가 안보는 시행착오를 허용하기 어려운 중대사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주변국의 군비 증강이 가속화되고 북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므로 서먼 장군의 제안처럼 한미연합사를 존속시키면서 문제되는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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