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 3차 빅뱅] (3)새판짜기 돌입한 증권ㆍ투신권

올해 증권ㆍ투신업계의 최대 화두는 `생존`과 `인수합병(M&A)`이다. 대형사들은 외국자본에 대항하기위해 `몸집 불리기`방안 마련에 부심 중이고 중소형사들은 이들 양대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걱정한다. 막강한 자본력과 금융기술을 갖춘 외국계가 밀려들고 굴지의 국내 투신ㆍ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증권ㆍ투신시장의 `새 판`이 짜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산운용법과 사모주식투자펀드(PEF) 특별법 등 경쟁을 촉발하는 제도도 잇따라 마련되고 있어 올 한해 증권ㆍ투신시장에는 대변혁의 폭풍이 밀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밀려오는 외국기관, 증권ㆍ투신업계 `정글 속으로`= 지난해 10월 열린 한국증권연구원의 `한국증권산업의 구조조정`세미나에서 맥킨지는 국내 증권사중 3~4개는 선도업체로 발돋움하지만 경쟁에서 뒤쳐진 20여개사는 정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수수료 중심의 영업방식을 계속한다면 외국 증권사에 한국시장을 넘겨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ㆍ자산운용사들이 물밀듯이 밀려들며 국내 시장을 장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게 미국의 푸르덴셜이다. 푸르덴셜은 지난해 현투증권 인수 본계약과 제일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에는 이 두 회사를 합병, 국내 1위의 초대형 증권사로 키울 계획이다. 세계최대의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도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전업 선물회사인 레프코도 한맥선물의 지분을 인수, 선물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도이치투신ㆍ모건스탠리ㆍ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기관 4~5곳도 국내 단독진출을 노리거나 영역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업계, M&A 등 구조조정 통한 사활 건 방어전=물론 토종 증권ㆍ투신사들도 외풍에 맞서 M&A와 신상품 개발 등 생존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SK투자신탁운용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어 세종투신도 인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 두 회사를 묶어 외국계에 버금가는 사모주식펀드(PEF)전문 운용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화ㆍ메리츠증권 등도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를 인수, 몸집을 키우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현재 한투ㆍ대투ㆍ대우ㆍLG투자증권ㆍ동양오리온투자증권 등이 새 주인을 찾고 있으며 5곳이 넘는 중소형 투신사가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대형 증권사마다 외국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PEF를 통해 이들을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중이다. 또 삼성ㆍ현대증권 등은 투신업에 새로 뛰어들거나 종합자산관리사업을 강화하는 등 사업 및 내부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우등` 중소형사, 틈새 찾기 승부수= 외국계와 대형사의 틈바구니에 낀 중소형 증권ㆍ 투신사들은 특화된 영역으로 전문화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보고 틈새시장에서 승부수를 찾고 있다. 갈수록 규모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경영환경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대형사와 외국계에 비해 낮은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이미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증권과 SK증권, 한누리투자증권 등이 채권과 외화증권 분야에서 대형사들을 제치고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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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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