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떨어졌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원70전 하락한 91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지난해 12월7일(913원80전) 이후 처음으로 920선이 붕괴됐다. 이날 재정경제부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관련자료까지 내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환율하락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경부는 이날 ‘최근 환율하락 관련 외환 당국의 시각’이라는 자료에서 “현재의 환율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여건과 괴리된 느낌이 있어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원화가 고평가됐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환율하락은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주가상승 등 원화강세 요인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4.15포인트(1.93%) 오른 1,805.50포인트로 마감하며 6월18일 이후 2주 만에 다시 1,800선을 탈환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3억원, 1,21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원화 강세 및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역외세력이 달러화 매도를 주도했고 전날 2조원에 육박하는 중공업체의 수주호조 소식에 자극받은 수출업체들도 매도세에 가담하면서 은행권 손절매도가 촉발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환 당국의 개입이 없는 한 환율이 지난해 연저점인 913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달러화는 미국의 금리동결 전망, 유로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여파로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7.595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는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이어갔고 올 들어 사상 48번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또 달러화는 2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3639달러까지 오르면서 5월 이후 최고치(가치 최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