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인프라·시간제 근로등 여성·고령자 활용 필요
■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취업난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는 2010년 이후에는 오히려 인력난이 사회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노동연구원은 30일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2005~2020년)'을 발표, 노동수요의 기반인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4.5%를 유지하는 반면 공급 측면을 좌우하는 경제활동참가율은 크게 늘지 않아 인력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력 공급 수요 못 따라가=노동력 부족현상은 경제성장으로 노동수요는 꾸준히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2010~2020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인구고령화 영향으로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은 2000년대 1.39%로 줄어드는 데 이어 2010년대에는 0.8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은 지난 83~93년 2.74%에서 1990년대 1.47%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93년에서 2003년까지 10년간 1,981만명에서 2,292만명으로 311만명 늘었던 노동공급은 2010년 2,523만명, 2020년 2,735만명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2020년까지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4.5%로 예상돼 같은 기간 동안 노동수요 증가율은 1.51%로 전망됐다. 93년 1,923만명이었던 노동수요는 2010년 2,523만명, 2020년 2,858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구원 분석대로라면 2015년에는 58만명의 노동력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2020년에는 123만개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할 전망이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20년 30~54세 92~96%, 25~29세 또는 55~64세 77~88%로 예상돼 포화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남성에 비해 여전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여성노동 공급은 25~29세 66.8%, 40~44세 76.3%로 높은 반면 출산ㆍ육아부담이 큰 30~34세 62.0%, 35~39세 70.5%로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수급의 불균형이 가중되면서 직종별 양극화도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20년까지 고숙련ㆍ고기술 직종을 중심으로 전문가, 기술공 및 준전문가는 크게 늘어나겠지만 사무직 종사자 수는 정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직인 판매직과 농어업 종사자는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ㆍ고령자 활용 늘려야=노동연구원은 다가올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이 노동시장에 진입 또는 재진입하기 쉬운 구조로 인력시장을 전환하고 고연령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를 위해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과 고연령자를 흡수할 수 있는 파트타임근로(1주일 25시간 내외 또는 1주일 3일 정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트타임 일자리가 현재의 저임금 단순직 위주에서 전문직으로까지 확대돼 고용형태의 다양화를 통해 개인별 여건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 혼인과 출산 등으로 인한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보육사회화 정책을 주문했다. 국가 인프라와 사회체제를 정비,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인력부족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노동이동이 원활하도록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연공급이 아닌 생산성에 따른 임금체계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5-03-30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