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치과대학 교수들이 치아 부상이 잦은 선수들에게 고급 마우스피스를 기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가을 연습 도중 다친 한 럭비부 선수를 진료한 당시 구강내과 과장 최종훈 교수는 진료를 하다 혀를 내둘렀다. 럭비부 선수들이 종목의 특성상 이나 턱에 부상을 자주 당하지만 치아보호용 마우스피스를 끼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접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체육부를 맡던 최종상 팀장, 구강내과 동료 교수들과 "같은 대학의 제자인 선수들에게 좋은 일을 해보자"며 뜻을 모았다.
고가의 외제 합성수지가 사용되고 환자의 치아에 맞춰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선수용 마우스피스는 개당 40만원이 넘는다. 최 교수는 부담을 줄이려고 머리를 싸맸고 시중 치과병원장들인 구강내과 외래교수들은 재료 값을 내놓았다.
교수들은 선수들의 치아 본을 뜨고 입에 맞게 깎는 일을 맡았으며 합성수지를 틀에 넣고 찍는 일은 병원의 전공의들(레지던트ㆍ인턴)이 담당했다.
그 결과 구강내과는 지난 6월 럭비부 선수 40명 전원에게 마우스피스를 전달할 수 있었다. 대학 유니폼 빛깔인 푸른색과 제품 색깔을 맞추기 위해 독일제 하늘색 합성수지를 어렵게 주문해 제작했다.
올해 안에 농구부 선수와 이를 많이 악무는 야구부 투수를 위해서도 마우스피스를 추가로 제작할 예정이고 다른 운동부에도 혜택을 주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치과대병원 진료부장으로 부임한 최 교수는 "일본은 중ㆍ고교 선수들도 마우스피스를 끼는데 우리는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고 봤다. 참여 교수들이 스포츠 치의학에 관심이 많아 다행히 기부 취지를 잘 이해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