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27일] 소비자를 위한 소방공사 분리발주

'아전인수(我田引水)', 자기 논에 물 대기라는 뜻으로 자기만의 생각과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이 사자성어가 맞춘 듯 어울린다. 일부 건설업계에서 기업 이윤을 이유로 들며 분리발주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리발주는 각종 크고 작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현재 통용되는 통합발주 시스템을 조목조목 뜯어보면 국민 누구라도 분리발주 도입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우선 분리발주 시행을 반대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하자 발생시 책임논쟁으로 신속하고 적절한 보수 곤란'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분리발주가 시행되면 공사 초기부터 역할이 분담돼 공정관리가 분명하므로 하자가 발생하면 책임소재가 확실해진다. 전문시공업자와 발주자의 의사소통도 원활해진다. 중간에 원도급업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발주자가 직접 전문시공업자를 선정하게 되면서 최적의 전문업체를 택할 수 있고 공사의 질은 더 좋아질 수 있다. 특히 분리발주는 현재 통합발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공사 부실화를 해결하고 하도급시 원도급업자의 중간 마진에 따른 건축주의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줄여줄 수 있다. 원도급자의 우월적 지위로 발생했던 부조리의 원천 소지를 분리발주를 통해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첫째 목표가 이윤창출이라는 점은 옳다. 하지만 국가와 소비자인 국민을 생각하고 그 일원으로서 사회발전에 일익을 하는 게 진정한 기업이자 기업가정신일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분리발주 문제를 이익논쟁으로만 보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의 잘못된 관행을 끊고 기득권을 양보해야만 진정 소비자를 위한 분리발주 제도가 정착돼 건설산업 선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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