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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23일] 청라 열기가 두려운 이유
부동산부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가 시장에서 서서히 먹히고 있습니다."(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
서울에서 무려 40㎞가 떨어진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의 분양열기가 뜨겁다. 22일 청라지구에서 분양을 시작한 한라비발디가 최고 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 마감됐다.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에 2만여명이 몰리고 이 일대에 쌓였던 미분양도 대부분 소진됐다고 한다.
시장 살리기에 전력을 다했던 정부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매제한 단축, 양도세 면제 등 규제완화가 시장에 단비를 내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2~3년 후 경제자유구역의 모습을 그려보면 지금의 분양 열기가 오히려 불안감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수년 전 정부가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던 혁신도시ㆍ기업도시 등의 현재 모습을 보면 그 불안감은 더 구체화된다.
참여정부가 추진한 혁신도시는 지난 2007년 일제히 착공됐지만 아직까지 사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규모는 새 정부 들어 슬그머니 축소되고 기업 유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실거주' 못지않게 '투자' 수요가 많은 경제자유구역의 미래가 불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청라ㆍ영종ㆍ송도가 세계적인 경제도시로 성장한다면 최근의 분양 열기는 걱정할 것이 없다. 외국 기업들이 몰려오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진다면 주거지로서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경제자유구역의 미래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청라지구만 해도 대형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지구 내 중심상업지구 프로젝트는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백지화됐고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건립도 투자자 모집이 되지 않아 무산된 상태다.
자족기능을 빨리 갖추지 못한다면 서울 출퇴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청라지구가 입주민을 다 채울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청라ㆍ송도ㆍ영종에 올해에만 무려 2만5,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민자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 없이는 경제자유구역 역시 청사진으로만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부디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뿐인 또 다른 베드타운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