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최종 타결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럽 글로벌 기업들이 옛 경제영토 수복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기업들이 다음달 30일 최종 합의안이 마련될 예정인 이란 핵협상 타결에 맞춰 현지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돼 경제제재가 조기에 해제될 경우 이란이 핵 위험국가에서 7,800만명의 중동 최대 소비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FT는 경제제재 개시 전 이란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았던 유럽 자동차·에너지 분야 글로벌 기업들이 이번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전선에서 유럽의 귀환을 이끌고 있는 기업은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다. 지난 2012년 경제제재로 수출에 타격을 받기 전까지 매년 50만대가량의 자동차를 이란에 판매했던 푸조는 지난달 이란 최대 자동차 업체인 코드로와 합작기업을 설립해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FT에 따르면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도 이란에서 낮은 단계의 자동차 조립 생산을 시작하면서 경제제재 해제 이후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럽 에너지 기업들도 이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5~2000년 러시아·아시아 협력사들과 이란에서 20억달러(약 2조1,914억원) 규모의 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은 현재 시장 재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 최고경영자(CEO)는 4월 인터뷰에서 "이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라며 "경제제재가 해제될 경우 당연히 재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과거 이란 천연자원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폴란드 최대 정유사 PKN올렌도 이란 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유럽 에너지 기업들이 이란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