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은 14일 개성공단기업협회와 중소기업청의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성공단 FTA 관련 정책 설명회’에서 북한산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 FTA 기준에 대해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도 조건 없이 한국산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외교통상부에 건의했다.
현재 개성공단은 유럽연합(EU), 미국 등 FTA 체결국으로부터 역외가공지역으로 분류돼있다. 국내 헌법상 북한 지역도 한국의 영토로 규정돼 있지만 북한 핵무기 보유, 북한 인민에 대한 인권ㆍ노동ㆍ환경 상황 등 정치적 이슈가 문제가 되면서 인정을 못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은 FTA 특혜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개성공단 업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섬유업체 대표들이 주로 참석해 개성공단 FTA 적용에 대한 의견을 다양하게 쏟아냈다. 중국산 원면, 원사를 많이 쓰는 산업특성상 가뜩이나 FTA 특혜 관세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개성공단까지 인정을 못 받으며 수출 길이 막혔다는 것.
A업체 대표는 “일본업체들과 주로 무역을 하는데 어떤 곳은 개성에서 만든 제품은 납품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요구했다”며 “최근 경기까지 어려워져 공장가동률도 떨어지는데 개성공단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작은 길이라도 열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측은 개성공단 제품이 FTA에 적용될 수 있도록 미국, EU 등과 최대한 조속히 협상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3월~5월께 각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리에 참석한 최동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FTA정책국장은 “남북 정치 상황은 현재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외생변수인 만큼 계속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며 “내년 상반기쯤에는 EU 등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