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용은(왼쪽부터)과 로리 매킬로이, 리키 파울러가 6일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 경기에 나서 3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골프투어(K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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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인 5번홀(540야드). 두 명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39ㆍKB금융그룹)과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가 나란히 버디를 잡았지만 과정은 달랐다. 양용은은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친 두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가자 10m 남짓한 거리의 칩샷을 홀 바로 옆에 절묘하게 붙였다.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을 때린 매킬로이는 아이언으로 가볍게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지나쳤다.
‘최고의 스윙’을 가진 올해 US오픈 챔피언 매킬로이와 ‘최고의 감각’을 자랑하는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의 색깔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6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ㆍ7,225야드)에서 개막한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용호상박’을 연상케 하는 이들의 맞대결에 첫날부터 대회장을 찾은 많은 갤러리들은 탄성을 연발했다. 첫날 승부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양용은이 4언더파 67타를 쳐 매킬로이(3언더파)에 1타 앞섰다.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주고 받으며 접전을 시작했다. 양용은이 2m 버디 기회를 만들자 매킬로이도 1.5m에 붙이며 응수했다. “우정힐스 코스는 언제나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양용은은 장기인 하이브리드 클럽 샷과 퍼트 호조를 앞세워 2번홀에서도 6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다. 나란히 5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양용은이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꾸고 매킬로이가 버디 1개를 추가해 전반은 똑같이 3언더파를 기록했다.
팽팽하던 대결은 매킬로이가 후반 들어 실수를 범하면서 양용은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매킬로이는 10번홀(파4) 보기에 이어 11번홀(파5)에서는 두번째 샷을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순식간에 3타를 잃어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양용은에 한때 4타 차까지 뒤졌다. 그러나 12번과 14번, 15번홀(이상 파4) 버디로 3타를 모두 만회하는 저력을 발휘했고 17번홀(파4)에서도 1타를 더 줄여 1타 앞섰다. 양용은은 마지막 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한 매킬로이에 다시 앞섰다.
또 다른 초청 선수인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 리키 파울러(23ㆍ미국)도 4언더파 67타로 선두권에 나섰다. 패셔니스타답게 파란색 상하의로 멋을 낸 파울러는 김대현(23ㆍ하이트)과 함께 장타 경쟁을 펼치며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았다. 프로 데뷔 후 아직 우승이 없는 파울러는 “첫 우승으로 장벽을 넘고 싶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에도 오렌지색 옷을 입고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한국프로골프 3승째를 노리는 홍순상(30ㆍSK텔레콤)은 3언더파 68타로 산뜻하게 출발했고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수민(육민관고3)도 같은 타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양용은에 역전패당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던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은 1오버파에 그쳤고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왕 김경태(25ㆍ신한금융그룹)는 5오버파 76타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