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테러 대참사/국내영향] 한반도평화.경제 찬물우려

美정부 보수파 목소리커져… 남북긴장완화 역류 가능성11일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자 이 불똥이 한반도로 튀어 어렵게 조성된 평화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특히 미국의 경기에 민감한 한국경제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지 않나하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국가안보회의를 소집,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경제적 파장을 심각히 받아들일 만큼 이번 테러에 긴장하고 있다. 테러 공격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구촌 평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무도 그 파장을 예측하지 못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보복을 다짐하고 있어 앞으로 미국의 대응이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줄른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이번 사건이 국제 관계와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을 줄지를 몇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국 보수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공화당의 부시 행정부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가미사일 방위(NMD)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미국의 미사일 계획에 대해 유럽과 중국, 러시아가 이에 반대하고 있고, 미국내 민주당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부시 행정부는 명분을 얻게 됐다. 미국의 보수화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역기류를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아직도 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로 묶어 놓고 있다. 미국은 심장부가 공격당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의 미사일 보유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그렇게 되면 모처럼 재개되고 있는 남북한 사이의 공식접촉에도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둘째, 세계 금융시장에 패닉이 올 가능성이다. 세계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심장부가 테러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을 심리적 공황에 빠트리고 있다. 또 미국은 테러 용의자를 이슬람 국가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의 산유국과 긴장관계가 깊어지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지난 70년대초 오일쇼크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이 동시에 제로 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마당에 기름값마저 상승할 경우 세계 경제는 침체의 길로 빠져들 것을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미국 경제가 이번 일로 흔들릴 경우, 한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게 되면, 한국의 대미수출이 줄고, 경기 회복 지연에 따라 한국의 반도체 경기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20세기초 영국이 세계 주도권을 장악했을때도 미국이 가장 안전한 나라로 간주됐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이 금괴를 미국으로 옮겨놓았고, 그 금이 뉴욕 연방준비은행(FED) 지하에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도 이젠 무한한 안전지대가 아니고, 언제 어디서라도 테러 공격을 받을수 있는 위험에 놓이게 됐다. 21세기를 맞아 인류는 또다른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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