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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인구구조와 가계부채의 관계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가계부채는 인구구조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소득이 많은 계층이 부채도 많다 보니 40~50대의 부채가 많은 편이다. 은행은 외환위기 이전에 기업대출을 통해 성장했다.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가계대출로 먹고 살았다. 실제 1998년에 40~50대 수는 1,000만 명이었는데 현재는 1,600만 명으로 무려 600만 명이 증가했다.


이러한 인구구조는 앞으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인구 규모면에서 성장 동력은 둔화되고 지금까지와는 반대의 추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동안 40~50대의 인구는 600만명 증가했지만 앞으로 15년 동안에는 오히려 20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600만명이 증가하던 때와 200만명이 감소하는 시기의 경제 환경 차이는 엄청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45년에는 다시 200만 명이 감소한다. 30년 동안 40~50대 인구가 무려 400만명 줄어드는 셈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미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규모가 줄곧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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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가계부채 시장의 우량한 대출 고객이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이 떨어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득과 자산이 많은 40~50대가 빚을 졌기 때문에 상환도 잘 되는 편이었다.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했지만 현재까지 부실 비율이 높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이자만 내고 원금 상환은 미루는 경우가 많아 부실 차입자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40~50대가 60대로 접어들게 되면서 이들 중 재대출이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급감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떨어지게 된다. 한국은 퇴직연령이 빠를 뿐만 아니라 퇴직 후 ‘제2의 직장’에서 받는 급여가 퇴직 전 소득에 비해 거의 20~30%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우량한 고객을 두고 금융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다. 40~50대의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60대 이상의 인구 숫자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30대 연령층도 현재 750만명에서 2030년에는 640만명으로 110만명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30~50대 계층을 통틀어서 보면 향후 15년간 300만명이나 줄어든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인구구조의 변화는 가계부채 시장에 우호적이었다. 반대로 앞으로 30여년 간 인구구조의 혁명적인 변화는 가계부채 시장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인구는 바다의 플랑크톤과 같다. 플랑크톤의 변화가 고래의 생태계를 좌우하듯, 인구구조 변화는 금융의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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