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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숍 등 국산 화장품에 밀려 지난 몇 년간 고전했던 수입 화장품들이 색조 제품을 앞세워 부활을 노리고 있다.
23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따르면 지난해 1층에 자리한 화장품 전체 매출이 0.6% 증가한 반면 맥, 바비브라운, 메이크업 포에버, 베네피트, 나스 등 수입 색조 브랜드는 같은 기간 1.8% 늘었다. 경기침체 여파로 수입 화장품의 고가 스킨케어 매출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색조 제품 위주로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최다인 50개의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수입 브랜드의 색조 제품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이유는 '작은 사치' 트렌드 영향으로 스킨케어는 중저가 브랜드를 쓰면서도 차별화되는 색조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타마케팅이 적중하며 '워너비 스타'의 '잇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 몫을 차지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수분 크림이나 에센스 등 스킨케어 품질에 대해 수입이나 국산이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반면 수입 색조는 발색력이나 컬러감 등에서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인식한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나 급증했다. '괜찮아 사랑이야' 드라마를 통한 PPL로 공효진 립스틱으로 화제를 모았고, 최근에는 드라마 '전설의 마녀'를 협찬해 한지혜 립스틱으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래스팅 실크 UV 파운데이션'은 지난해 80% 증가하며 베스트 셀링 파운데이션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몇 년간 힘들었던 랑콤은 얼마 전 마스카라 신상품을 내놓은 후 2월 한 달 간 메이크업 신규 고객이 전달보다 50% 늘었다. 신제품 '그랑디오즈 마스카라'는 지난해 12월 출시 후 보름 만에 여러 온라인몰의 볼륨 마스카라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베네피트는 왁싱 등을 통해 눈썹을 관리해주는 '브라우바(2만7,000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 관리에 힘쓰고 있다. 브라우바는 매년 30% 이상 성장하며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혔다. 왁싱 후 재방문율이 높은데다 눈썹 관리와 연관된 아이크림, 아이컨실러, 수분크림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아이라이너는 지난 3·4분기 아이라이너 부문 1위를 달렸고 '컬링 마스카라'는 3월 초 론칭을 앞두고 있다.
슈에무라의 경우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과 드라마 속 여주인공을 활용해 뚝 떨어졌던 매출을 끌어 올렸다. 슈에무라는 칼라거펠트와의 첫 콜라보 제품인 '몽슈걸 컬렉션'을 시작으로 다카시 무라카미, 미카 니나가와 등 유명 아티스트와 손잡고 마니아층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메이크업 제품들이 힘을 받자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색조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지난해 토리버치, 버버리뷰티, 톰포드뷰티가 상륙한 데 이어 올해에는 구찌뷰티, 마크제이콥스, 돌체앤가바나까지 들어올 예정이다.
샤넬뷰티보다 30% 정도 비싼 톰포트뷰티는 압구정동 갤러리아에 매장을 내고 하이엔드 이미지를 구축중이다. 버버리는 지난해 말 삼성동 코엑스몰에 '버버리 뷰티막스'를 오픈하고 아이, 립, 페이스, 네일 제품과 향수 등을 판매하며 한국에서 본격적인 뷰티 사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