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묻지마 테마주' 규제 강화한다

테마에 맞는 업종을 영위하는지 여부 조회공시 등으로 확인 <br> 작전세력의 ‘테마주 호재’ 악용 방지 겨냥

올 봄 황사 테마주로 분류된 A사. 기상청이 황사 주의보를 발표하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습기와 마스크 업체 등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탔다. 당시 가습기 업체로 알려져 있었던 A사의 주가는 3월 초 1,400원에서 4월말 한 때 2,045원까지 뛰어올랐다. 누적상승률은 46%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인 1.6%의 30배에 달했다. 하지만 A사는 실제로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3년 전에 가습기 사업을 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접은 상태”라며 당황해했다. 한국거래소(KRX)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테마와 관련 없이 급등하는 ‘묻지마 테마주’에 제동을 걸기위해 공시규제 강화에 나섰다. 27일 KRX의 한 고위 관계자는 “테마와 관련 업종도 아닌데 테마주에 편승해 오르는 종목들에게는 조회공시를 요구해 투자자를 보호할 것”이라며 “다음 달 중순부터 개정 작업에 착수해 빠르면 10월 내에 도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3D관련 업종과 관련이 없는데도 테마주로 분류돼 급등하는 종목의 경우 정말 3D 관련 일을 하고 있는지 조회공시 등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테마와 무관한 종목이라도 주가급등에 대한 사유를 물어보는 수준에 그쳤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가지 테마라 하더라도 관련된 업종자체가 다양하기도 하고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세부 규제 내용은 좀더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마 없는 테마주’에 칼을 들이대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자 보호 때문이다. 그 KRX 고위 관계자는 또 “예전에는 작전세력이 실제로 주식을 매입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들였지만 이제는 ‘테마주에 속해 있다’는 등의 호재성 풍문으로 개인 투자자를 유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례에 언급된 A사는 작전주는 아니었지만 이처럼 한번 테마주로 언급되면서 개인들이 몰려들어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오른 테마주의 경우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증권 업계의 분석이다. 테마주의 시초는 1990년대 말 정보기술(IT) 바람을 탄 IT테마주가 꼽힌다. 이후 바이오, 줄기세포, 새만금, 대운하, 자전거부터 최근에는 신종플루, 3D, 아이폰, 갤럭시S 테마주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테마주가 ‘유행’처럼 번졌다. 지난해 중반이후 국내 증시가 횡보를 이어가자 때대로 테마주가 장을 이끌다시피 하기도 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이 같은 테마주 규제 방안과 관련,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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