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치열한 가격전쟁으로 음식물처리기 값을 최저 10만원 초반까지 낮췄던 업계가 이번엔 ‘전기료 전쟁’으로 2라운드에 돌입했다. 고유가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태에서 최근 한 방송이 음식물처리기의 전기사용료가 업체의 홍보보다 많다는 사실을 내보내자 소비자들의 관심이 온통 전기료에 쏠렸기 때문이다. 이에 생활가전업계는 향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절전능력’에 따라 좌우 될 수 있다고 보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인 신상품을 선보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달 말 음식물처리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하는 리홈은 기존 제품보다 전기료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다. 리홈의 음식물처리기는 온풍 건조식이지만, 내부에 팬(fan)이 두 개 달려 지금까지 온풍 건조식 제품이 17~24시간이 걸리던 건조시간을 8~9시간으로 줄였다. 리홈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를 담는 바구니를 바닥에서 띄워 공기가 순환될 수 있도록 만들고, 2개의 팬이 각각 배기, 내부온도유지 기능을 맡아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게 했다”며 “추석에 앞서 이르면 이 달 말, 늦어도 9월초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풍 건조식 음식물처리기업체 선두주자인 루펜리도 최근 판매 주력제품을 에너지 절감형 제품인 ‘센서블클래스’로 전환했다. 이 제품은 건조가 끝나면 자동으로 작동이 정지되는 시스템을 장착했다. 루펜리는 9월경 절전형 신제품을 추가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처리시간이 짧아 전기료 부담이 적은 분쇄 건조식 제품도 전기료 절감 노력은 마찬가지다. 에코포유는 음식물처리기 ‘이브’에 ‘오토타이밍시스템’으로 2~3시간이면 음식물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전기료 절감기능에 앞서 음식물 처리기 성능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리상태, 냄새 등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니까 전기료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 것”이라며 “새로운 가전제품에 대해 전기료가 더 들어간다고 해도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