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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공간뿐 아니라 회계, 마케팅 등 무형의 도움을 더욱 크게 받았습니다. 3년 만에 '졸업'을 하니 아쉽습니다"
30일(현지시간) 코트라가 운영하는 뉴욕 수출 인큐베이터 센터에서 만난 BIP USA 조수현(38) 전무의 말이다. 방화벽 등 선박에 들어가는 내장재를 수출하는 이 기업은 이제 연간 50만 달러 이상을 미국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1,000억원에 육박하는 전체 기업매출에 비해서는 큰 액수는 아니지만, 미주 시장을 개척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조 전무는 말했다. 또 BIP는 뉴욕을 거점으로 최근 조선산업이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 시장공략에도 나섰다.
뉴저지주 포트리에 위치한 350평 규모의 뉴욕 수출 인큐베이터 센터에는 18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미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코트라는 미국에서 뉴욕뿐 아니라, 로스엔젤레스(LA), 시카고, 워싱턴 등 4곳의 수출 인큐베이터센터와 이와 유사한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는 중소기업들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센터의 전체 입주기업은 104개. 입주업체들은 사무실 임대료를 80%(첫 해)를 감면 받고, 법률, 회계, 특허 등의 자문을 받는다. 코트라가 인큐베이터 센터를 운영한 것은 지난 2008년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던 인큐베이터 센터를 해외마케팅 사업 체계 효율화 차원에서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현재도 입주 기업 선정은 중진공이 담당하고 있다.
센터 입주 기업들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약 1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엄성필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은 "대부분의 입주기업들이 미국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기업들"이라며 "현지정착과 마케팅 활동 지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 입주기업들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센터에서는 블루버드소프트가 인구조사용 PDA 조달프로젝트에 참여해 780만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LA에서는 LED업체인 다쏠라테크가 세계 최대 공연장비 렌탈업체인 버(VER)사와 1,000만달러 상당의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코트라는 이들 업체들의 수주과정에서 시장정보 입수부터 임원접촉, 홍보 등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매년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시장개척단 파견, 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이동 상담회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엄 본부장은 "기업들이 국내에 앉아서 바이어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중국 등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도 직접 해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센터 입주 기업들 상당수는 한, 두 해 버티다 빈손으로 귀국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최소 3년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상현 시카고 센터소장은 "현지직원 한 두 명 고용해 놓고 미주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시에 위치한 코트라 뉴욕 수출인큐베이터 센터에서 최병훈 센터소장과 조수현BIP미주법인 대표, 엄성필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