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달러화 자산에 대해 매도세로 전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재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3월 한달 동안 달러화 자산을 144억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98년 8월이후 가장 큰 규모다.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외국인들의 미국 자산 매입규모는 457억달러에 그쳐 시장의 예상(700억달러)은 물론, 지난 3년간의 월평균 매입규모(600억달러)에도 크게 못미쳤다.
하지만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3월에 오히려 300억 달러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부분 투자도 745억달러에 달해 2월(794억달러)보다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즉 선진국의 달러화 자산 매각분을 아시아 중앙은행과 민간부문에서 소화해 내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 매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달러화에 대한 구조적 부담이 매도를 이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담 콜 RCB 외환투자전략가는 “통화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중앙은행들은 달러화가 유용한 투자수단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달러화에 대한 민간의 수요 증가가 중앙은행의 매각을 촉발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HSBC의 데비이브 블룸 애널리스트는 "민간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살 때 중앙은행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달러자산을 덜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기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