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학교 임대료 내기도 어려워 '우리말 보급' 지원절실"

유럽 한글학교協 강여규 회장


"유럽지역의 한글 학교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강여규(53) 유럽한글학교 협의회장은 9일 "유럽에서는 한글 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어 최소한의 운영조차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글 학교란 재외 동포들이 자신의 자녀들과 현지인 등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 번씩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립한 학교. 독일ㆍ영국ㆍ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만 총 22개국에 96개의 한글 학교가 설립돼 있다. 현재 한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 수는 대략 4,200명, 교사는 644명 선이다. 강 회장은 "현재 대부분의 한글 학교가 건물을 임대해 운영되고 있는데 임대료조차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현지 지역 정부가 무료로 건물을 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흔치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글 학교는 수업료로 학생 당 15~50 유로(약 1만8,000~6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학교별로 학생 수가 30~40명임을 감안한다면 학교 운영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학교별로 교사 급여 등을 포함해 운영비가 1년에 대략 1,000~1,500만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물론 재외 동포 재단에서 학교 당 1년에 120만원 정도씩 지원해주시지요. 그러나 이 금액과 학생들 수업료로는 학교 운영이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는 "한글 학교 운영이 재외 동포만의 문제라고 보실 수도 있다"며 "하지만 재외 동포 2ㆍ3세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현지에 한국어를 보급하는 것은 외국에 친한파 혹은 지한파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대학 졸업 후 독일에서 유학하던 82년에 독일인 남편을 만나 현지에서 가정을 꾸렸다. 이후 아들을 한글 학교에 보낸 것이 계기가 돼 89년부터는 직접 하이델베르크 한글 학교에서 교사를 시작했다. 이후 재독 한글학교 교장 협의회장을 거쳐 지난 4월부터는 유럽 한글학교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