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노키아ㆍ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의 협공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휴대폰 판매량에서 노키아ㆍ모토로라는 삼성전자와의 차이를 늘렸고, 판매 단가에서도 소니에릭슨이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ㆍ4분기 삼성전자의 휴대폰 매출액은 4조3,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5,600억원에 비해 4%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1ㆍ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2,900만대로 분기 기준으로 최다를 기록했지만 환율하락의 여파로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반면 세계 2위인 모토로라의 경우 휴대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45%나 늘어났다. 모토로라의 판매량은 4,610만대로 삼성전자와의 차이를 크게 벌였다. 20일(현지시간)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세계 1위 업체 노키아도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휴대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들이 저가 제품을 앞세워 신흥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우 초기에는 저가 휴대폰을 중심으로 성장하지만 휴대폰이 어느 정도 보급되고 나면 고가 휴대폰 수요가 늘어난다. 따라서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고가 휴대폰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휴대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지난해 4ㆍ4분기의 184달러에서 올 1ㆍ4분기에는 171달러로 떨어졌다. 반면 소니에릭슨의 ASP는 180달러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소니에릭슨은 삼성전자와 유사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올 1ㆍ4분기에는 ‘워크맨폰’을 550만대 이상 판매해 매출액과 순이익을 크게 늘렸다. 소니에릭슨은 판매량은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주로 고가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해 판매량이 1억대를 넘어섰을 정도로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 때문에 고가 시장만을 공략해서는 매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키아의 N시리즈, 모토로라의 레이저폰, 소니에릭슨의 워크맨폰 등이 삼성 휴대폰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반면 고가 휴대폰 시장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100달러 제품군도 생산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싼 휴대폰으로 점유율을 넓히는 전략은 구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