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건강보험 개혁 법안이 21일 밤(현지시간) 하원에서 가결돼 건보 개혁의 입법화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표현되는 건보 개혁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금융 개혁 과제와 수출진흥을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등 대 아시아 경제정책 추진 등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하원은 이날 지난해 12월24일 상원에서 통과된 건보 개혁 법안을 원안대로 표결에 부쳐 찬성 219표, 반대 212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보험회사에 좌지우지되던 미 의료보험 시스템은 40여년 만에 전면 개편돼 오는 2019년까지 전국민의 95%가 보험혜택을 받는 등 전국민 의료보험제도에 다가서게 됐다.
이날 표결에서는 재적 431명(정원 435명)의 하원의원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 219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은 소속 의원 178명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 소속 의원 가운데 34명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날 하원 민주당은 가결 법안의 일부 내용을 보완하는 수정안도 표결에 부쳐 찬성 220표, 반대 211표로 통과시켜 상원에 이송했다. 상원에서도 이 수정안이 채택되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한 건보 개혁안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법안은 앞으로 10년간 9,400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해 3,200만명에게 건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의 법안 통과 직후 "미 국민의 승리이자 상식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하원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건보 개혁안이 지금까지 이뤄진 가장 중요한 미국의 사회보장입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역사학자인 로버트 덜렉은 "미국의 건보 개혁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1912년 선거공약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100년 가까이 수많은 대통령이 추진했지만 실패를 거듭해왔다"면서 "이번 개혁안은 1935년 사회보장(소셜시큐리티)제 시행, 1965년 메디케어 도입 및 1950∼1960년대 민권법 관련 입법에 비유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건보 개혁 법안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관철시키겠다고 밝혀 건보 개혁을 둘러싼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 상원은 이번주부터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이 마련한 금융개혁 법안을 금융위에 상정, 입법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하원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제출에 앞서 이달 말 중국 환율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