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4세 싱 '그 명성 그대로'

한국오픈골프선수권 최종<br>6언더로 12년만에 한국무대서 우승<br>대회 50번째 챔프 등극·상금3억챙겨<br>양용은·김경태는 2타차 공동2위 올라



561야드의 마지막 18번홀(파5). 앞서 경기를 마친 김경태(21ㆍ신한은행)와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에 1타 차로 앞선 비제이 싱(피지)이 261야드 지점에서 5번 페어웨이우드 샷을 날렸다. 볼은 그린을 살짝 벗어났지만 핀과의 거리는 5~6m에 불과했고 싱은 세번째 샷을 홀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44세 베테랑의 장타력과 공격적인 플레이에 갤러리의 탄성과 갈채가 터져나왔다. ‘흑진주’ 싱이 제50회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우승컵을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싱은 7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ㆍ7,18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3타를 보태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싱은 대회 50번째 챔피언 등극과 함께 국내 사상최다 우승상금인 3억원을 챙겨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95년 춘천에서 아시아투어 패스포트오픈을 제패한 후 12년만에 한국의 내셔널타이틀까지 차지해 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이어졌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싱은 피로감과 까다로운 그린 탓에 버디 3, 보기 5개를 기록하면서 김경태와 지난해 우승자 양용은, 그리고 강경남(24ㆍ삼화저축은행) 등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하지만 PGA투어 통산 31승을 거두고 2004년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싱은 한 번도 동률을 허용하지 않는 노련한 플레이로 최근 10년간 이 대회 5번째 외국인 우승자가 됐다. 비록 우승컵은 내줬지만 국내 선수들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날 4타를 잃어 10위까지 떨어졌던 김경태는 이날 4언더파 67타의 선전을 펼쳐 양용은과 나란히 공동 2위(합계 4언더파)를 차지했다. 7,900만원을 받은 김경태는 코리안투어 시즌상금 5억원을 넘어서며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3타를 줄인 양용은은 마지막 홀에서 2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놓쳐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싱과 맞대결을 펼친 상금랭킹 2위 강경남은 3타를 줄이며 추격전을 폈으나 김형성과 함께 공동 4위(3언더파)로 마감했다. “내 생애 가장 어려운 핀 위치였다”고 말한 싱은 PGA투어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에 대해 ‘연습벌레’라는 별명에 걸맞게 “열심히 연습하는 방법 밖에 없다. 최경주를 본받는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밤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