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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도 좋지만 '포스트 브릭스' 를 주목하라

■ 월가가 보는 '2013 이머징 마켓'<br>고성장·외환보유액 탄탄·저평가 국채 매력<br>터키·태국·필리핀 등 올해도 높은 수익 기대


새해를 맞아 월가에서는 나오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전망을 한 줄로 요약하면 '브릭스(BRICs) 대신 비 브릭스(Non BRICs) 국가를 주목하라'이다.

이머징 마켓은 지난해에도 비교적 좋은 수익률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다. 21개 이머징 시장의 주가지표를 추종하는 MSCI 이머징 마켓 인덱스 지수는 지난해 15%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S&P 500지수의 상승률 13%를 2%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당초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선진국의 수요 감소로 이머징 국가들의 수출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컸던 한 해였던 점에 비춰 선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가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으며 이 추세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브릭스 국가 중에서는 인도가 가장 높은 26% 상승한 데 이어, 러시아가 11% 올랐다. 남미의 맹주는 브라질은 7.4% 오르는 데 그쳤고, 중국은 이보다도 낮은 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브릭스에 속하지 않는 터키, 태국, 필리핀 등은 각각 52.6%, 33%, 33%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MSCI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환율도 민감한 변수로 작용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주가는 14% 올랐지만, 자국 화폐인 루피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절반에 그쳤다. 반면, 한국의 경우 주가는 9.4% 오르는 데 그쳤지만,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환산한 수익률은 17%에 달했다.아드리안 모왓 JP모건 홍콩의 스트레티지스트는 "원화강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수준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이머징 마켓의 성장세는 선진국 시장에 비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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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모비우스 탬플턴 자산운용회장은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이머징 마켓 투자의 매력이 높았던 것은 전반적으로 빠른 경제성장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외환보유액, 선진국에 비해 튼튼한 국가재정 등이었으며, 이 같은 매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머징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이머징 주식시장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인 데 비해 MSCI세계 지수는 12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머징 마켓 수익률은 각국의 경제성장 등의 여건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콧 클리모 새터나 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상당히 괜찮은 자산구성을 할 수 있는 이머징 국가들은 여럿이 있지만, 이 그룹들이 동질적이지는 않다"며 "개발의 정도, 경제성장의 동력, 투자기회 등이 다 달라 수익률도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브릭스보다는 비 브릭스 국가의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보스턴대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강의하는 마크 윌리암스 교수는 "브릭스 국가에 대한 투자는 떠 안은 리스크에 비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며 "비 브릭스 국가에서 훨씬 더 기회가 많았으며, 이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머징국가들의 국채도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들의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머징 국가들의 국채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머징 국가의 채권발행규모는 800억달러에 달했다. 이머징 마켓의 국채를 추종하는 JP모건의 EMBI+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머징 국가의 국채 수익률은 18%에 달했다. 이는 바클레이즈가 측정한 미국 국채 투자수익률 4%를 4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이 같은 붐에 힘입어 몽고, 잠비아, 볼리비아 등은 처음으로 국채를 해외에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몽고의 경우,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5.12%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 수준 자체만으로 이머징 국가의 금리가 낮다고는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앤드레 고브 바클레이즈 이머징 마켓 크레딧 스트레티지스트는 "이머징 국가 사이의 금리격차가 있긴 하지만, 미국 국채와의 평균 금리 격차는 지난 2007년에 비해 1% 포인트 이상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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