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4일 새벽(한국시간, 현지시간 13일 낮) 한미투자협정(BIT) 체결문제와 관련, 조속한 시일내에 과감한 시장개방 조치를 단행할 뜻을 밝혔다.노 대통령은 토머스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이 한.미 경제계 초청 오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나 한미간에 미국-싱가포르간 자유무역협정과 비슷한 협정을 체결하자고 말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문한데 대해 "머지않아 이 문제(농업문제)가 해결돼 빠른 시기에 완전개방이 이뤄지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가 없는데 큰 문제"라며"한국엔 새 산업구조가 빨리 이뤄지고 있고 농업구조도 그렇지만 아직도 농토를 떠나지 못하는 농민들이 남아있어 농산물 문제로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장애를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이든 농민들은 사회정책으로 해결하겠고, 경쟁력있는 소수의 농민이 경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스크린쿼터 등 장애요인 제거를 통해 한미투자협정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농산물시장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시장개방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경장관도 한미 경제인들과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관련해 농업부문 보호와 구조개혁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하는 특별법 제정작업을 진행중인데 그중에 (개방피해 보호를 위한) 기금을 만드는 것을 원칙적으로 정부부처가 힘을 합쳐 추진키로 했다"고 말해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또 "한미 BIT는 몇가지 협의문제를 남겨두고 있는데 가장 어려운 장애요인이 되고있는 스크린쿼터 문제는 우리 영화업계를 설득하는데, 또 영화업계의 불안감을 덜어주는데 아직 한국정부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설득을 통해 BIT가 재협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의 품질이 최근에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영화업계가 한국영화를 좀 더 많이 수입해 준다면 한국영화업계가 갖고있는 불안감을 덜어줘서 한국정부가 영화업계를 설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연설에서 "외국투자자들의 투자, 기업활동 장애요인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해소해갈 것"이라고 약속하고 "외국인의 생활여건도 고국에 사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지 않도록 해나가겠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큰 애로를 느끼고있는 의료와 자녀교육,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올해 말까지 지정될 경제자유구역은 바로 이러한 기업환경과 생활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나아가 이러한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복래, 고형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