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엄한 후배

제4보(65~100)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바둑은 최철한이 졌다. 제1회 KT배와 우승상금 4천5백만원은 백전노장 조훈현에게 돌아갔다. 최철한은 준우승 상금 1천5백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패왕전의 우승상금이 1천2백만원, 천원전은 1천1백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실속을 챙긴 것이긴 하지만 최철한은 이 패배에 아주 큰 좌절감을 맛보았다. 내용면에서는 다 이겼던 바둑이었다. 최후의 한 발자국을 잘못 내디뎠기 때문에 분패한 것이었다. 그 과정은 너무도 드라마틱해서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다. 그 짜릿짜릿한 과정을 음미하는 것이 이 바둑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중앙은 흑의 천지가 되었지만 우상귀를 최철한이 접수하여 아직은 승패불명이다. 백이 80으로 단속하고 흑은 81로 셔터를 내려서 일단락처럼 보였는데 최철한은 흑의 확정지 같은 지역에 82라는 게릴라를 투입했다. 조훈현은 이 수를 당하고서 심히 기분을 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무엄한 후배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작심을 했던 것인데 그것이 묘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었으니…. 85는 일단 최선. 참고도의 흑1에 반발하면 백2 이하 6으로 흑이 감당하기 어렵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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