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우종기 노조 매각반대 투쟁 옳지않다

대우종합기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제안서 마감결과, 국내외 11개 업체가 참여해 매각작업이 본격단계에 접어들었으나 노조가 매각저지 강력투쟁을 선언하고 나서 매각작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구성돼 회사인수를 주장해온 대우종합기계 지분매각 공동대책위(공대위)는 파업투쟁과 함께 앞으로 진행될 실사작업을 저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대위의 투쟁은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마땅하다. 노조는 투쟁의 이유로 매각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입찰참가 자격을 법인으로 한정하고 임원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등 공대위의 입찰참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내세웠다는 것을 들고 있다. 공대위가 법인이 아니고 공대위 구성원에는 임원들도 있는데 접촉금지 등의 조건을 내건 것은 공대위의 참여를 봉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노조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실체가 없고 책임한계도 불명확한 이름 뿐인 조직에 매각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또 임원접촉 금지는 매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가 특정업체에 누출되는 것을 막아 공정성을 기하자는 것으로 비단 대우종기 뿐 아니라 그 동안의 구조조정기업 매각 때마다 적용된 것이다. 매각작업 주관업체나 관계회사의 경우 매각대상 업체의 경영정보를 속속들이 알게 되기 때문에 입찰참여를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노조는 캠코 보유지분만 인수하겠다는 방안이지만 이것 역시 캠코와 산업은행 보유지분 전부를 매각대상으로 정한 조건과 맞지 않는다. 이들 조건은 이번 입찰에 참여한 11개 업체 모두에게 똑 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노조에만 이의 적용을 배제시켜달라고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물론 노조로서는 회사회생에 기여한 점 등을 이유로 그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참여자들이 저마다 특별대우를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예컨대 국내외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는데 국내기업이라고 해서 우대를 해달라고 한다면 그 입찰은 하나마나 일 것이다. 대우종기 매각은 노조의 입찰참여 여부로 처음부터 혼선을 빚었지만 우리는 이미 본란에서 밝혔듯이 자격에 하자가 없다면 노조도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럴 경우 앞으로 다른 구조조정기업의 매각작업이 꼬여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고 더 나아가 정책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등 큰 후유증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와 자산관리공사는 이헌재 부총리가 밝힌대로 ‘누구에게도 특별대우는 없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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