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증시 '자생 움직임' 美대선 파편

국내증시 '자생 움직임' 美대선 파편 주가폭락 배경·향후 전망 구조조정의 급류를 넘어서 자생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증권시장이 난기류에 휩싸인 미국 대선정국의 영향으로 폭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주 후반 사흘간 오름세를 보이면서 안정세를 보이던 증권시장이 급락하자 증시참여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시장이 아직까지는 증시 내적인 수급구조의 불안정으로 인해 외부의 작은 악재에도 충격을 받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국 정국 혼미에 따른 세계증시 동반 추락=증시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정국이 증권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대통령선거이후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전자검표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한 후 수작업 재검표에 돌입하면서 선거결과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신경전이 확대돼 미국증시가 혼란에 빠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정국은 수습보다는 악화의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대선의 파장이 세계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검표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키로 한 주정부가 늘어나자 부시 진영에서는 수작업 검표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사태의 파장이 돌발적인 변수들로 인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대통령 당선자 확정발표가 늦어질 것이라는 부담으로 미국증시가 폭락, 지난 주말에는 나스닥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세계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국증시도 이번 주 개장과 함께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하락폭 증폭시킨 프로그램 매매=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시장에 있었지만 폭락세에 불을 지핀 것은 프로그램 매매였다. 13일 개장과 함께 15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관망심리가 앞서던 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물하락( 프로그램 매물출회 (지수하락 (선물 추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13일 폭락을 이끈 시장 내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0일간 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해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담당했던 외국인투자가들이 관망세로 전환, 이날 오전 한때 15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외국인의 관망세는 다시 국내기관투자가의 순매도를 늘리는 구실을 제공했다. ◇기술적인 반락으로 해석하자는 시각=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증시가 폭락세를 보였지만 기술적인 반락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투매에 가담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비록 이날 미국증시 영향으로 주가가 두 자리수의 폭락세를 나타냈지만 최근들어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 단기적인 조정을 받으면 주가가 다시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증시를 억누르던 향후 경기전망과 구조조정에 관한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11월들어 은행권의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됐고, 퇴출기업 발표에 이어 현대그룹 문제도 마지막 해결을 위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향후 장세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던 주요한 악재들이 이미 시장에 노출돼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요인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주가폭락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주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강한 모습을 보여줘 증시에 짐으로 작용했던 현대문제가 더 이상 증시를 압박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따라서 증시가 일시적으로 미국증시의 영향권에 접어들어 폭락세를 보였지만 곧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기술적 분석가들은 종합지수가 폭락했지만 단기적인 시장흐름을 암시하는 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내외에서 종합지수가 움직이고 있어 반등기조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종합지수가 530포인트 대에서 추가하락을 저지하면 재차 반등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급요인 해결이 전제되어야=하지만 13일 폭락이 보여주듯 증권시장의 수급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시장이 조그만 악재에도 무기력한 양상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달말 종합지수 500포인트 붕괴 위기감이 증폭됐을 당시 정부가 증시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연기금의 주식투자 활성화를 지원키로 하고 연기금펀드를 설정해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했지만 이달들어 12일까지 연기금이 주식투자에 나선 금액은 9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13일과 같은 폭락장세때 매수에 나서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수급에 일조하고 있던 외국인은 13일 다시 순매도로 돌아선 데서 보듯 증시환경이 나빠지면 외국인은 언제든지 '팔자'에 나설 수 있어, 우리 증시 자체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으면 해외에서 발생하는 작은 충격에도 증시가 요동을 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영훈기자 입력시간 2000/11/13 17:4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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