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유업계 '인천정유' 딜레마

정유3사, 일단 의향서 제출한 후 국내외업체 동향에 촉각'잡아야 하나, 그냥 지켜 봐야 하나' SK㈜, 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매각을 추진중인 인천정유의 인수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정유 3사의 딜레마는 업계의 과잉설비로 공급이 수요를 넘는 상황에서 선뜻 인천정유 인수에 나서기가 부담스럽지만, 다른 정유사 혹은 수입업체나 해외메이저가 이를 인수할 경우 적잖은 타격이 예상돼 어떤 형태로든 인수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체간 눈치보기 극심 정유3사는 현재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기 때문에 당장 몸집을 불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가 인수할 경우 업계 순위가 뒤바뀌는 등 수성(守城)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정유 3사의 고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천정유 공장 입지가 좋아 수도권 공략과 중국 수출에 유리하고 자산가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것도 쉽게 관심을 거둘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유 3사는 잇따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경쟁업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입업체의 야망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수입업체들의 발걸음도 정유 3사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실제 이번 인천정유 인수에 대표적 수입업체인 타이거오일이 인수의사를 나타내 정유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타이거오일은 싱가포르 페트롤리엄이 최대주주로, 약 50여개의 자사폴 주유소와 300여개 주유소를 확보하는 등 영업망도 갖추고 있어 인천정유를 인수하면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오일 관계자는 "수입업체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사업에 있어서도 정유사에 비해 불리한 여건이 많다"며 "인천정유 인수로 명실상부한 에너지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강한 야심을 내비쳤다. ◆최대변수는 해외메이저 정유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해외메이저의 참여다. 이미 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에 해외메이저나 산유국 정유업체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듯 기름사업의 특성상 외국계 큰 손의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유럽계 석유업체 두 곳이 인수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우려가 증폭대고 있다. 로열더치셸(네덜란드)이나 토탈피나 엘프(프랑스) 같은 메이저일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은 엄청나기 때문. 정유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자본력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다국적기업이 인천정유 인수를 통해 국내에 진출하면 업계가 대지진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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