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편법승계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18일 김동진(56) 현대차 부회장을 소환, 조사 중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소환 이유를 밝히지 않은채 "김 부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 소환은 정몽구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소환을 앞두고 비자금 조성, 경영권 편법승계, 부채탕감 비리 등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마무리 절차로 보인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과 정 사장 소환준비에 들어갔다. 조사할 양이 많기 때문에 신문 사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정 회장이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9일이후에 정 회장 부자를 잇따라 소환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처럼 당초 일정대로 비자금 조성과 기업관련 비리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부채탕감 로비 의혹 규명은 14억5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상배(60) 전 산업은행 부총재과 이성근(57) 산은캐피탈 사장의 구속영장이 전날 기각됨에 따라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채 기획관은 "현대차 본체 수사는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겠지만 로비 과정에서 현찰이 오간 부분의 수사는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부총재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부채탕감에 관여했다는 산업은행 실무자 진술과 박 전 부총재와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를 만나게해준 인물의 진술, 김씨의 산업은행 출입기록 등을 확보했음에도 영장이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 기획관은 "영장 기각은 너무나 예상 밖의 일이었다. 법원과 견해차가 있지만불구속 상태에서 박 전 부총재를 충분히 조사한 후 로비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신속하게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부총재와 이성근 산은캐피탈 사장을 조만간 다시 소환해 금품 수수 여부를 캐물을 방침이다.
또 현대차 전 기획총괄과장인 정순원 로템 부회장을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소환,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