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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부진이 심상치않다.
투·타의 극심한 부조화 속에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부진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기아 타이거스와의 시즌 6차전에서 7대5로 패하면서 승패 마진 -2를 기록했다. 6위 SK에 1게임차, 기아에 1.5게임차로 ?기는 신세가 됐다.
올 프로야구 개막 이후 두 달여 동안 근근이 이어오던 5할 승률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4강 1중 4약의 프로야구 판도가 본격적인 1강 3중 5약의 판도로 재편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롯데는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삼성과의 포항 3연전에서 올시즌 첫 스윕패를 당하면서 완전히 기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그나마 다음 연전이 하위권인 기아와의 시리즈여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루징시리즈. 25일 열린 경기는 이 같은 롯데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다. 사흘 연속 1만2천여석을 가득 메운 울산팬들의 성원에도 불구,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팬들의 분통만 타트리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날 롯데의 경기는 2회 실책성 플레이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죄익수 김대우의 ‘만세 플레이’는 아마추어 야구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었고 선발 배장호에 이어 등판한 이상화는 도망가는 피칭으로 유인구를 일삼다가 어이없는 폭투로 실점했다. 이어 5회 초에는 2사후 김주형의 우전 안타 때 2루주자 이범호는 3루를 돌며 멈췄지만 중계 플레이를 하던 롯데 내야수들의 어설픈 주자 견제로 3루주자 이범호에게 점수를 헌납하다시피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막판 히메네스의 2점 홈런으로 추격전을 벌였지만 이날 롯데다 보여준 실망스런 플레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손아섭과 히메네스의 배팅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 뿐이다.
이전 삼성과의 3연전에서 평균 잔루 12개를 남기며 스윕패를 당하더니, 기아와의 3연전에서는 총 10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다. 하루 3개의 안타를 친 셈이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안타 3개로는 승리가 불가능하다. 이날 울산문수구장을 가득메운 팬들은 경기 내내 답답하다는 한숨 뿐이었다.
그렇다면 4일간 휴식일에 접어드는 롯데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선수단 전체의 체질개선과 분위기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올 시즌 롯데 선발진 가운데 유먼과 장원준,옥스프링이 등판할 때 롯데는 11승 5패를 기록한 반면 송승준과 배장호, 김사율이 등판했을 때는 1승 12패를 기록했다. 특히 김사율이 등판팼던 6경기는 모두 패했다. 5선발로서의 역할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차라리 김사율을 블펜으로 활용했다면 훨씬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는 팬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지만 김시진 감독은 “5선발의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요지부동이다. 25일 경기에서 초반 배장호가 강판한 뒤 김사율 같은 롱맨이 있었다면 추가 실점을 최소화 하면서 추격전이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선발 배장호가 2실점 후 주자 2명을 남긴 상태서 내려갔지만 추격조들의 호투가 이어졌다면 추가 5실점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백업 자원들의 활약이 거의 없는 점도 문제다. 이날 선발 출장한 김대우는 어이없는 실책성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두 타석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교체되는 수모를 겼었다.
롯데는 다음 주 사흘을 쉰 뒤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잠실 원정에서 가진다. 최근 불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는 상위권 팀 두산을 만나는 것은 롯데 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중위권을 사수하느냐, 아니면 하위권으로 맥없이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선 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