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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단행된 LG그룹 임원 인사는 구본무 회장의 'LG식'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성과가 있는 최고경영자(CEO)는 교체하지 않는 등 급격한 변화보다 '조직안정'을 우선시하는 구 회장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앞서 수장이 바뀐 LG전자를 제외한 LG디스플레이ㆍLG이노텍ㆍ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부분 유임됐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CEO 유임은 구 회장이 사장단에 대해 재신임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그간 성과를 인정한 인사"라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LG전자가 총 39명을 승진시켰다. 조직안정을 위해 현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킨 것이 돋보인다. 노환용 LG전자 AE사업본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9명이 상무에서 전무로 한 단계 올라갔다. LG전자 측은 "구체적인 성과와 성과창출 과정을 검토해 직책중요도와 후보자의 적절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생산·영업·마케팅 등 현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어려운 업무환경 아래서도 묵묵히 헌신하며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관심을 끌었던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과장의 임원승진은 없었다. LG디스플레이는 권영수 현 사장이 유임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친환경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끈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종식 최고생산책임자(CPO)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신찬식 전략ㆍ마케팅센터장, 안병철 OLED 개발센터장, 이방수 경영지원센터장, 이한상 구매센터장 등 4명이 전무가 됐다. 사장이 유임된 LG이노텍은 공고 출신의 임원과 40대 초반의 임원을 상무로 선임하는 등 파격 인사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승진한 유승옥 상무(46)는 평택기계공고를 졸업하고 기능올림픽에 참가해 금형 부문 금메달을 획득한 명장 출신이다. 28년간 줄곧 인쇄회로기판(PCB) 생산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구한모 상무(41)는 반도체칩을 장착하는 얇은 테이프 형태의 기판(TS)을 만드는 기술 전문가다. LG화학도 올해 성과를 반영해 김반석 부회장이 유임됐다. 자동차 2차전지 시장에서 LG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밖에 LG의 빌딩관리 자회사인 서브원은 대표이사로 박규석 부사장을 선임했고 서브원의 자회사로 친환경 플랜트 설계사업을 하는 LG도요엔지니어링은 김평규 전무를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또 LCD 드라이브IC 손자회사인 루셈은 이상훈 상무를 대표로 선임하는 등 비주력 계열사의 일부 대표가 교체되기는 했지만 LG의 3각 편대인 전자ㆍ화학ㆍ통신 등 주력계열사의 CEO들은 LG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