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헐값매입 의혹 "철저 규명" ■ 검찰 론스타 전격 압수수색우선은 탈세·외화 밀반출 등에 수사 집중결국엔 경영활동 전반 불법사항 파헤질듯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30일 검찰의 론스타 압수수색은 결국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매각과정에서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의 개입 여부 의혹을 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현재 진행형인 4조원 내외 규모의 외환은행 매각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매각과정에 관여했던 정관계 고위 인사의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압수수색에 따른 후폭풍은 매머드급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론스타의 환부를 도려내면서 해외 자본과 정부, 금융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의 실체를 반드시 밝히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선 탈세ㆍ외화반출에 집중=현재 론스타 관련 고발사건은 탈세, 외화 밀반출,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등 세 가지다. 검찰은 이중 탈세와 외화 밀반출 부분은 범죄 혐의를 이미 어느 정도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특가법상 탈세 및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스티븐 리가 해외도피 상태로 추가 관련자 사법처리나 수사 진전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탈세 부분은 스티븐 리 전 대표 등 론스타 코리아 전직 임원 4명 등이 국내투자 소득을 조세피난처 소재 은행계좌로 직접 송금하며 147억5,000만원가량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게 이 사건의 핵심이다. 탈세수법은 조세피난처 활용, SPC의 가공용역 처리, 결손법인에 소득 떠넘기기 등이 동원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론스타는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을 6,200억원에 산 뒤 싱가포르투자청에 주식거래 형태로 9,000억원에 매각해 2,800억원의 차익을 냈음에도 벨기에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외화 밀반출 혐의는 론스타 자회사인 허드슨 어드바이저코리아 등이 론스타 임원이 설립한 해외법인과 거래가 없었는데도 있는 것처럼 꾸며 이들 해외법인에 860만달러의 용역비를 불법 지급했다는 게 핵심이다.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이 핵심=론스타 수사의 핵심은 사안의 규모나 비중으로 볼 때 지난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이다. 외환은행의 불법매각 사실이 드러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이 삐걱거릴 수밖에 없는데다 당시 매각을 주도했던 정부 고위당국자 및 금융계 인사들의 조사도 불가피해진다. 검찰은 당연히 헐값매각 과정에서 이 인사들을 상대로 김씨가 벌인 로비의 실상을 파헤치는 데도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은 ▦외환은행의 2003년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조작됐는지 ▦조작됐다면 누구의 소행인지 ▦전직 외환은행 간부들의 거액 퇴직금 수령 배경 ▦론스타 대주주 자격심사 과정의 문제 등이 수사대상이다. 특히 외환은행 수사는 현재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정관계 인허가 비리 의혹인 김재록 게이트와 수사와 맞물려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론스타도 통째 수사=이날 검찰은 고발사건 외에 론스타 전체의 불법사항 전반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론스타 수사를 현대 비자금 수사와 달리 저인망식으로 샅샅이 훑으며 하나하나 캐내겠다는 전략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탈세와 외화 밀반출,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외에 이번 수사를 계기로 론스타 전체의 비리 혐의를 점검해보겠다"고 밝혀 단순고발 사건 수준이 아니라 펀드 자체의 모든 경영활동 전반의 불법사항에 대해 들여다볼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조세피난처를 통한 탈세 등 여론이 좋지 않았던 해외펀드에 대한 전면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3/30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