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연메카 대학로, 대기업 각축장으로

CJ·롯데 등 대형 공연장<br>상반기 내 일제히 문열어<br>기존 소극장들 강력 반발

소극장이 밀집해 있는 '국내 공연예술의 메카' 서울 대학로가 롯데와 CJ 등 대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에 이곳에 자리잡은 130여개 소극장들은 대기업 공연장으로 관객쏠림 현상이 나타나 대학로의 공연생태계가 급격하게 바뀔까봐 긴장하고 있다.

11일 공연계에 따르면 CJ와 롯데그룹이 대학로에 짓고 있는 대형 공연장이 올 상반기내에 일제히 준공된다. CJ는 계열사 CJ E&M을 통해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인근에 'CJ아트센터'를 신축 중이다. 이 건물이 준공되면 대학로 최대규모의 공연장으로 기록되게 된다. 지상 3층, 지하 4층 규모로 완공 예정인 이 건물은 대극장(1,030석)과 중극장(570석), 소극장(270석)을 모두 갖춘 복합공연장이다. CJ는 앞서 2006년 대학로 예술마당(1,2관), 2010년 지상 4층 규모의 컬처스페이스nu(359석)를 개관해 운영 중인 상태여서 이번에 CJ아트센터까지 개관하게 될 경우 대학로에서만 6개 극장, 총 2,600여석 규모의 공연시설을 보유한 대학로의 최대 큰손으로도 부상하게 된다.


롯데그룹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 올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지상 6층(연면적 1,526㎡), 지하 5층(연면적 2,321㎡)으로 총 1,000여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을 짓고 있다. 이 건물은 총 3개 공연장을 보유하게 되며 그중 대극장은 500여석 규모로 설계돼 있다. 이들 대기업 소유 공연장에서는 소형 공연과 라이선스 뮤지컬 등 대형공연들이 동시에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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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그간 대학로에서 150석 내외의 소극장을 운영해왔던 130여개 소극장들은 긴장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소극장협회 관계자는 "대학로에는 군소 극장들이 아직도 많다"며 "대기업 중심의 대형 공연장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공연들이 들어오면 그나마 있던 관객들까지 모두 끌어갈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공연계는 또 그간 국내 공연예술의 기초 인프라 역할을 해온 대학로가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갈 경우 예술성 보다 상업적인 비즈니스로 운영되는 블록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홍익대가 현재 건설중인 대학로 캠퍼스 건물(지상 15층ㆍ지하 6층 규모)에도 607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과 연습실(1~5층)이 들어설 예정에 있어 대학로 소극장들의 경계감은 극에 달한 모양새다. 대학로의 한 극단 대표는 "대기업 공연장들이 결국 연극인들과 소극장들이 그동안 근근히 구축해놓은 대학로 공연시장의 최후의 승자가 될"이라고 전망했다.

정승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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