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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문제로 표류하다 자산 선매각과 대물 인수 등으로 사업 정상화가 기대됐던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프로젝트가 다시 삐걱대고 있다. 당초 지난 6월 예정이던 오피스용 빌딩과 주상복합아파트의 착공이 석 달 넘게 미뤄지고 있는데다 동시 착공도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사업협약서 이행보증문제를 둘러싸고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행사인 ㈜알파돔시티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파돔시티 사업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알파돔시티는 다음달 말께 931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지만 아직 착공도 못한데다 분양가 심의 등 절차를 감안할 경우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분양을 또 연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알파돔시티 주상복합아파트는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2,000만원 안팎에 책정될 예정이어서 판교신도시 내 마지막 '로또 아파트'로 불릴 만큼 수요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당초 6월로 예정됐던 분양계획이 10월 말로 늦어진데다 LH와 알파돔시티 간 갈등으로 자칫 연내 분양이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당초 설계변경에 따른 인허가 지연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실제로는 LH와 알파돔시티가 1단계 사업이행 보증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알파돔시티 사업이 자금조달 문제로 난항을 겪자 LH는 지난해 토지대금 3,400억원 대신 오피스용 빌딩(6-4블록)을 대물 인수했다. 최대 주주인 대한지방행정공제회도 역시 오피스용 빌딩 용지인 6-3블록을 선매입했다. 출자사와 알파돔시티는 2월 추가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사업을 2단계로 분리해 시행하기로 했다.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용 빌딩, 백화점 등이 들어설 C2-2블록과 C2-3블록, 6-3블록, 6-4블록, 7-2블록은 1단계로 먼저 진행하고 아직 용지가 팔리지 않은 6-1블록과 6-2블록, 7-1블록, 주차장17블록은 2단계로 개발하기로 한 것.
2010년 1월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설계가 거의 마무리됐고 착공 후 분양가 심의만 받으면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1단계 사업인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용 빌딩(6-3블록, 6-4블록)의 동시 착공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발생했다. LH는 대물 인수한 오피스용 빌딩에 대한 책임준공 확약 등 담보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알파돔시티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주상복합아파트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오피스용 빌딩을 대물 인수하면서 매수 조건이 주상복합과 같이 착공하는 것이었다"면서 "오피스용 빌딩을 반드시 착공한다는 약속을 해줘야 주상복합 분양 등 사업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알파돔시티 측은 "백화점 등 상업시설과 오피스용 빌딩 등 다른 블록과의 관계 때문에 분양이 미뤄졌을 뿐 10월 공급에는 별 문제가 없다"면서 "1단계 사업 착공 확약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알파돔시티 프로젝트가 어렵사리 정상화된 만큼 오피스용 빌딩 착공 문제가 사업 진행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경우 발주처ㆍ시행사는 물론 컨소시엄 내부의 불협화음이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잇다.
한편 7-2블록에 들어설 예정인 현대백화점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연내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끝마치고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5년 상반기에 문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