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내 미술시장 '해외發 훈풍' 불까

소더비·크리스티 경매 유례없는 호황<br>"신용경색서 자유로워 자금 유입" 분석<br>서울옥션등 25~27일 경매 결과 주목

소더비에서 1,144만파운드(약 215억원)에 낙찰된 앤디워홀의 '자화상'.

지난달 27일 런던 소더비에서 열린 컨템포러리아트 이브닝세일에서 최고가인 1,990만파운드(약 374억원)에 낙찰된 프란시스 베이컨의 '거울 속 인물과 누드에 관한 연구(Study of Nude with Figurein Mirror)'.

해외 미술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며 최근 주춤해진 국내 미술시장에도 훈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런던 소더비의 현대미술(Contemporary Art) 이브닝 세일은 지난해 같은 시기 경매 낙찰 금액의 2배를 기록했다. 크리스티의 뉴욕 경매 역시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어 해외 미술시장에 민감한 국내 시장에도 봄바람이 불 가능성을 주고 있다. ◇세계 미술시장 이어지는 호황=지난달 27일 열린 런던 소더비 현대미술 이브닝 경매는 1,770억원(약 9,500만 파운드)어치의 작품을 팔아 치웠다. 이는 지난해 2월 7일 열린 현대미술 이브닝 세일의 낙찰 금액 860억원(약 4,570만 파운드)에서 두 배나 증가한 규모. 당초 추정 경매액을 7,200만 파운드로 관측한 소더비 측은 경매 직후 "유럽 현대 미술 경매액 중 최고 금액"이라고 분석했다. 다음날 열린 런던 필립스 경매 역시 600억원(약 3,200만 파운드)어치를 팔았다. 양일 경매 모두 80%를 웃도는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또 앞서 지난달 14일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 '인상주의와 근대미술전'은 34억원(368만 달러) 낙찰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한해를 시작했다. 같은 날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의 '레드 경매'도 추정가보다 130억원 많은 400억원 규모의 미술품이 팔렸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와 글로벌 주가폭락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오히려 유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주요 헤지펀드들이 미술 투자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것 역시 미술품은 장기 보유가치가 높고 신용 경색으로 인한 가격 하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이 작용했다. 세계적인 경제지 '유러피안 비즈니스'는 올해도 지속적인 세계 미술시장 열풍을 예상하며 특히 중국과 인도, 러시아 미술품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춤했던 국내시장 훈풍예고=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정기에 돌입한 국내 미술시장은 신정아 게이트,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등이 연이은 악재로 컬렉터들의 움직임을 위축시켰다. 국내 미술시장은 그러나 홍콩과 런던, 뉴욕 등 해외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글로벌 호황'이 훈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미술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막연한 불안감으로 고가의 대형작품 거래가 주춤하긴 했으나 컬렉터들의 관심도는 오히려 높아졌다"면서 "국내 일부 작가들의 몸값거품이 제거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져 구매에 오히려 유리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5일 올해 첫 메이저 경매를 앞두고 있는 서울옥션은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는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이우환 등 국내파와 앤디워홀, 샤갈, 웨민준, 장샤오강 등 해외 유명작가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심미성 서울옥션 이사는 "고가에서 중저가까지, 국내와 해외 작품을 다양하게 확보했으며 특히 추정가를 낮춰 지난해보다 저렴하게 경매에 나온 작품들이 많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시장 위축 분위기와는 달리 수요는 여전하고 컬렉터들이 작품을 저렴하게 내놓는 추세라 민첩한 구매자들에게는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26일에는 K옥션, 27일에는 오픈옥션의 메이저 경매가 연달아 열려 이들 결과가 올해 국내 미술시장의 판도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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