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마을 차량 출입 못해 조문객 2km이상 걸어서 빈소로<br>정치인 조문 행렬속 전날 발길 돌린 정동영도 다시 찾아<br>국내외 각지에 분향소 설치… 인터넷에도 추모글 이어져
|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시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며 슬픔에 잠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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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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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봉화마을서 대한문까지… 전국이 애끓는 추모물결
봉하 분향소측 준비 2만명분 식사 순식간에 동나50대 여성 실신 등 10여명 조문중 쓰러져 치료 받아
사회부ㆍ정치부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시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며 슬픔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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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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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는 수만명의 조문객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을 필두로 전ㆍ현직 고위관료 및 정치인, 일반 주민 등이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눈물로 애통한 마음을 달랬다. 또 인터넷에 만들어진 사이버 분향소에서도 조문객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야당 등 정치권과 일부 시민들은 검찰과 현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행사가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 인한 '제2의 촛불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경찰은 지난 23일부터 노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가용 경찰력이 모두 투입대기 상태에 들어가는 '갑호비상'에 준하는 비상근무를 태세에 돌입했다.
◇일부 조문객 실신=봉하마을 회관에 마련된 임시 빈소에는 전날 1만여명에 이어 24일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온 조문객들로 마을 입구부터 크게 붐볐다. 이에 따라 빈소 측은 한 번에 40명가량씩, 1분에 80명 이상이 헌화를 하도록 했지만 행렬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또 김해시 적십자 회원 등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이날 2만명분 이상의 식사를 준비했지만 오후2시께 완전히 동이 났다. 조문객이 몰리면서 가벼운 사고도 잇따라 이날 오전11시30분께 한 50대 여성은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감정이 북받친 나머지 갑자기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어 오후4시께는 40대 여성이 고혈압으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이날에만 10여명의 조문객이 대기 중인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거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8시40분께 세종증권 매각 비리로 구속됐다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도 모습을 나타냈다. 건평씨는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지만 현재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말 없이 빈소 안으로 들어갔다.
전날 오후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이날 새벽에 봉하마을에 도착한 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유가족 등과 장례절차를 논의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분향소는 이날 오전11시30분께 봉하마을 회관 임시 분향소의 바로 옆에 폭 10m 규모의 철제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수천송이의 국화로 제단이 설치되고 그 위에 영정ㆍ위패 등이 모셔졌다.
공식 분향소 설치에는 이해찬ㆍ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영정을 안치했고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위패를 들고 영정을 뒤따랐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술을 따르고 절을 올렸고 이 전 총리가 참여정부 인사를 대표해 헌화한 뒤 일반인들의 조문이 시작됐다. 공식 분향소에는 조문객이 밀려들면서 행렬이 1㎞ 이상 길게 이어졌다.
정치권의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송영길ㆍ김민석ㆍ김진표 최고위원 등 의원과 당직자 20여명은 23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을 찾은 뒤 시신 운구에 맞춰 봉하마을로 이동했다.
주변에 모여든 일부 주민과 지지자들은 "민주당은 각성하라" "왜 이제 왔느냐"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고 욕설과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굳은 표정의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서거로 받은 충격과 슬픔을 금할 수 없으며 모든 당원과 국민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를 표했다.
정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은 현장에 남아 밤새 현장을 지키며 유족 등과 장례절차를 협의했다. 일부 인사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 안희정 최고위원,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 실장 등 참여정부 장관 출신 등 친노 인사들도 대거 내려와 오열했다. 유 전 장관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촛불로 불을 붙인 뒤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바치며 울먹여 눈길을 끌었다.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인 문희상 국회 부의장과 이날 방북 후 돌아온 법무장관 출신의 천정배 의원 등도 조문했다. 이 가운데 정 대표와 한 전 총리, 문 부의장, 안 최고위원 등은 상주인 건호씨와 함께 직접 문상객을 맞기도 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추미애 민주당 의원, 정동영 의원(무소속) 등 비노(非盧)진영 '잠룡'들도 봉하마을로 집결했다.
지난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의원은 23일 밤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고 마을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으나 인근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이날 오전10시쯤 빈소를 다시 찾아 조문했다. 그는 "있어서는 안 될 아픔으로 명복을 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오전11시쯤 조문한 손 전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애통한 마음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면서 "고인이 이루고자 했던 뜻이 많았을 텐데 못다 이룬 뜻을 저희가 받들겠다"는 말을 남긴 뒤 춘천으로 돌아갔다.
추 의원도 비슷한 시각 빈소를 방문, "슬픔과 분노ㆍ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 그곳에서 등대지기 같은 역할을 해주시길 빈다"며 울먹였다. 그는 2003년 분당에 반대,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며 노 전 대통령과 갈라섰다.
● 김형오·한승수·박근혜·이회창등 盧 지지자들 반발로 발길 돌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빈소를 찾았으나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전날 서거한 노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24일 오후 봉하마을 입구 근처까지 갔으나 현지 사정 등을 고려해 빈소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돌아갔다. 박 전 대표 측은 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로부터 "(조문은) 고맙지만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다. 내일 국민장에 따라 서울에 빈소가 차려지니까 거기서 정중히 조문을 받겠다"는 말을 듣고 박 전 대표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통화에서 "아쉽지만 뜻을 존중해 돌아가려고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 봉하마을로 내려갔으나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물을 뿌리며 거세게 항의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23일 오후7시30분께 봉하마을에 도착했으나 마을 주민과 노 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에 의해 마을 초입에서 차량이 멈춰졌다. 이들은 "무슨 자격으로 왔느냐"며 반발했고 일부는 계란과 물병을 차에 던지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조문단도 부산대병원을 찾은 뒤 일단 상경했으며 호주를 공식 방문 중인 박희태 대표가 이날 귀국하는 대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조문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날 오후7시께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임시분향소로 들어오는 순간 흥분한 일부 주민과 노사모 회원들이 조화를 가로채 쓰러뜨린 뒤 짓밟아 훼손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한 보수언론사 대표가 보낸 조화도 노사모 회원 등의 저지로 분향소로 들어오지 못했다. 한나라당도 박 대표 명의로 봉하마을에 화환을 보냈으나 일부 지지자들이 화환을 치워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언론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면서 카메라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는가 하면 방송사 차량의 마을 진입을 막기도 했다.
盧 전 대통령 영정 본 분양소로 이동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盧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본 분향소로 옮겨졌다.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영정을 앞에서 들고 뒤로 아들 건호 씨와 가족들이 따랐다. 김해= 한국아이닷컴 고광홍기자 kkh@hankooki.com kkh@hankooki.com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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