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식품산업은 새 성장동력

‘세계는 지금 음식 전쟁 중’이라는 말이 있다. 한때 세계사의 패권을 장악했던 국가들 중에는 자국의 음식과 식문화가 잘 발달된 나라가 많다.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 4,000년 역사의 중국이 그렇다. 영국과 미국의 배경에는 식량무역의 지배와 식량의 대량생산화가 있었다. 최근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각각 푸드밸리(Food Valley)와 외레순 클러스터(Öresund Cluster)라는 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식품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키워왔다. 예를 들어 푸드밸리의 경우 식품산업을 통한 매출액이 연간 470억유로(약 58조원) 규모이며 이중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또한 자국 음식을 세계화하려는 노력들도 세계 각국에 의해 경주되고 있다. 태국은 ‘태국음식 세계화프로젝트(Kitchen To the World)’를 통해 해외 태국식당을 오는 2013년까지 2만개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일식인구 배증계획’의 기치 아래 ‘TRY Japan's Good Food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해외 이탈리아 음식점 정부인증제, 자국 음식 외국 요리사 교육 등을 통해 자국 음식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음식이 단순히 영양을 공급하고 식욕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음식산업, 즉 식품산업은 통상 식품제조업과 외식업으로 분류되는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연간 매출액이 지난 92년 34조원에서 2005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로 기능성식품ㆍ유기식품ㆍ편의식품 등 고부가가치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식품산업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한식 세계화 지원방안’을 올해 마련했고 7월 유엔본부에서는 한국의 전통음식을 주요국 대사와 유엔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행사도 개최했다. 식품산업의 도약을 위한 식품클러스터의 조성도 준비 중에 있다. 우리 음식이 세계화되고 식품산업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규제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어렵다. 물론 식품의 안전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지만 해당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것 또한 병행돼야 한다. 9월27일자로 ‘식품산업진흥법’의 입법예고가 종료됐다. 7월25일의 공청회에 이어 9월4일 예고된 것이다. 이 법은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조성, 연구개발 강화, 우리 음식의 세계화 등을 입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공청회에는 식품 관련 업계, 학계 및 소비자단체 등 약 250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식품산업진흥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물론이고 조속한 입법 추진을 주문했다. 우리는 예로부터 세계 어느 나라에 견줘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음식과 식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김치의 경우 지난해 미국 건강잡지인 ‘헬스(Health)’지에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바 있고 2005년에는 뉴욕타임스에 ‘한국 숯불구이는 입과 눈ㆍ코 그리고 손가락으로 즐기는 음식’이라고 소개된 바도 있다. 우리 음식이 세계 일류국가가 될 기본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법 제정을 계기로 우리의 우수한 음식과 식문화가 세계화되어 국가 경쟁력과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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